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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20. 2015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생존의 시대가 아닌 때는 없었다.

힘든 연말이다. 얼추 돌이켜 보면 따뜻한 때와 추운 때가 반복되는 것 같다. 2년 전에도 무척 추웠고,  지난해에는 그래도 괜찮았다. 그 전에도 늘 그런 식의 반복이었던 것 같다. 어딜 가도 우울한 소식이고, 매일 겪는 일들도 씁쓸한 웃음만 만들어 낸다. 부디 이게 나만의 일이길 바란다.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이 겨울이 따뜻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회사 그만두고 싶다는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들은 다양한 것 같지만, 결국에는 '힘들다'로 정리되고, 그래서 다른 어떤 직업이나 직장을 원하는지 물으면 자연스럽게 '힘들지 않을 것 같은' 일을 원한다. 자연스러운 일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지경에 이르게 된 과정도  이해한다. 그러기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그렇게 떠나간 친구들의 소식을 가끔 듣는다. 어떤 친구들은 잘 살고 있고, 어떤 친구들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 이후의 과정은 모르니까, 현재 상태가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내가  아쉬워하는 것은 많은 경우가 결국에는 점점 더 좁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간다는 것이다. 대행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대행사랑 같이 일할 때 더 진상이 되는 경우,  자신이 하기 싫다는 티를 내면서 일을 떠넘기는 경우 등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결국은 다 그렇게 된다. 다른 사람 따위는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 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라는 가르침을 거부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거기에 너무 충실한 삶을 살고들 있다. 함께 일한 다는 것이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부탁이 아니라, 그저 내가 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노력을 착취하는 것으로 되어 버렸다.


더 큰 안타까움은 그렇게 시간만 보내고 얕은 수준의 경험만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꼰대'를 만들어 낸다. 반복된 일에 익숙해진 전문가란 자신이 반복한 일만이 제대로 된 것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변화에 대해서는 거부하기 마련이니까.


요는 힘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자리에 있는, 어떤 일을 하든 자발적으로 힘들어야 한다. 그 힘듦을 이겨내야 제대로 된다. 그래서 지금도 이직에 대한 고민을 들을 때, 대부분은 반대한다. 힘든 건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일과 삶의 균형? 아직은 내가 보기에는 허상이다. 정말 일과 삶의 균형이란 일도 내 삶의 일부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결코 불균형 상태가 해소될 수 없다. 내 삶과 관계없는 일에 최소 하루 8시간을 쏟아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불행한 것이고, 균형이 맞지 않다.


생존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어진 임무가 생존이고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생존 행위에 다름 아니다. 죽는 그 순간까지. 


대답은 바람 속에 있다. 귀를 기울여 바람의 소리를 들어 볼 때다. 오래된 과거의 지독했던 순간의 소리도 다시 들어 보고, 가까웠던 행복의 순간에도 귀 기울여 보고... 지금의 어려움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님을, 이만한 것들을 몇 번이고 견뎌왔던 것이 지금의 나임을... 알게 되길 바란다.


Yes, ‘n'’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Before he can see the sky?
Yes, 'n'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Yes, 'n' how many deaths will it take till he knows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 Bob Dylan

Blowin in the wind (by Bob Dylan): 2분 48초

1963년 8월 발매(싱글)

밥 딜런의 2 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에 첫 번째 곡으로 수록

작사/작곡: Bob Dylan

밥 딜런의 전설이 시작됨을 알리는 앨범이랄까? 50년이 넘은 지금도 밥 딜런의 대표곡으로 알려진 곡들 다수 포진.

1960년대에 이 곡에 대한 표절 해프닝이 있었다. 결국 어이없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지만, 그 원인은 곡의 발매 시기 때문이었다. 실제 곡은 1962년에 썼고, 출판도 되었지만, 음반 발매는 1963년 후반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밥 딜런은 무려 2015년 올해에도 베스트 50위 안에 꼽히는 앨범을  발표했는데, 송북 앨범이라서 그냥 예우 차원에서 꼽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뮤지션이 자기 곡을 발표할 수도 있고, 때로는 좋아하는 노래들을 불러서 앨범을 낼 수도 있지만, 억지로 의미를 만들어낼 필요까지 있을까?

밥 딜런이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허영만의 만화 '고독한 기타 맨'을 통해서였다. 강토가 만나게 되는 뮤지션이 바로 밥 딜런이다. 하지만 별로 좋아하진 않았는데, 심한 허스키에다가 읊조리는듯한 노래 스타일이 소화하기 어려웠다.

2011년쯤 파리에서 밥 딜런 주간이라는 행사를  둘러보았는데(전시/공연 등등이 복합된 행사였지만, 공연은 보지 못했다) 다양하게 커버된 곡들을 보면서 그 곡들의 아름다움을 듣게 되었고, 그 뒤로는 밥 딜런의 노래도 좋아하게 되었다. 또한 밥 딜런이 커버힌 곡도 꽤 많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그중 'Can't help falling in love'는 사랑하는 곡 중의 하나다.

지금까지 스튜디오 앨범만 36장, 공식 부틀렉 시리즈가 8권까지 나왔고, 라이브 앨범 및 컴필레이션(베스트 앨범 포함)까지 하면, 내가 보유한 것만 해도 157개 앨범에, 재생시간은 2.8일(약 67시간)이다.

2016년 10월 뜬금없이 방문자가 늘었길래 확인해 보니,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어제(10월 13일) 낮에 노벨 문학상 후보들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그 중에 밥 딜런은 없었는데 말이다. 밥 딜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축하할만한(그리고 방문자도 늘었으니?) 일이지만, 굳이 노벨 '문학'상을 주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아무튼 2016년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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