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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16. 2015

Fuck you very very much

So please don't stay in touch

매일 오후 10시. 휴대폰에 알림 메시지가 뜬다. "누굴 원망하지는 않았는가? 있었다면 잊어라" 매일  한 번씩은 보게 되는 이 메시지가 많은 도움이 된다.  이때쯤 되면  마음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놓을 수 있게 된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갇히게 되는 날이 있다. 갇힌다는 의미는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태다. 외롭다거나, 고독하다거나 하는 것에 손톱만큼도 개의치 않는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억울한 사정이 있어도, 아무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때가 있고,  그때는 많이 아프다.


사람들이 신기한 게 아무리 상식을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평하게 대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깨지고 싸우고 헐뜯게 된다. 그 시작도 대개는 별거 아닌 것에서 시작한다. 한번 시비가 시작되면 그 끝을 보기도 쉽지 않다. 지나고 나서 '사과만 제 때에 했었어도, 이렇게 까지는 안 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결과론일 뿐, 십중팔구 제 때에 사과한다고 해도 '이게 사과로 끝날 일이냐?'면서 또 다른 것을 요구하곤 한다.


릴리 알렌이라는 여가수는 대놓고 다른 나라 대통령을 까는 노래는 했다. 그런 게 부럽다. 왜냐하면 내 직업은 대부분 비밀을 지켜야 하는 일들이 많다. (사실 별 것도 아닌 것들이고, 내가 비밀을  지켜봤자 어차피 아는 사람, 알아야 할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지만...) 일단 삶의 절반은 침묵해야 한다. 나머지 경우도 시원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내가 글을 쓰는 데 항상  힘들어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는데, 막상  이런저런 이유로 구체적인 것들을 덜어 내면 결국은 혼자 옹알이하는  이야기밖에 안된다. 내가 싫어하는 종류의 글이 돼버리고 만다. 무언가 말하고자, 표현하고자 하지만 대개는 다시 내  가슴속에 박히고 만다.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든 말든 벌써부터 총선 권력 잡기에 안달이다. 그럴수록 리더십에 대한 얘기들이 넘쳐난다. 나라에 믿을만한 지도자가 없다고 한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나라에 믿을만한 국민은 얼마나 있는가 생각해 본다. 베블런 효과를 언급할 필요도 없다. 왕정이 아닌 이상 날 때부터 지도자인 사람이 얼마나 있나? 지도자도 키워내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지금 제대로 따르는 사람도 없다. 결국 (사람들이 말하는) '믿을만한 지도자'란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나를 잘 살게 만들어 주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 거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그래서 맨날 헛방만 날리고, 말도 안 되는 언론의 말장난에 속고, 엉뚱한 결과만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용서하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쉽게 용서하고, 용서해도 괜찮은 것에 죽자고  달려들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뜬금없는 정치 얘기가 아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가 사는 데 끈질기게 붙어 다닌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제대로 된 리더는 만들어 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여러모로 힘든 밤이다.


여러 가지로 오늘 밤은 힘들다. 머리 속도 복잡해서 이 생각 저 생각이 엉켜서 왔다 갔다 한다. 그래 내가 잘못하고, 내가 부족하다 인정하고, 다시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억지로 생각하지 말고, 쿨하게 Fuck you  한방 날리고, 정리한다. 우리 다시 마주치는 일 없도록 합시다.


*Fuck you (by Lily Allen): 3분 43초

*2009년 7월 발매(싱글)

*2009년에 발표된 릴리 알렌(Lily Allen)의 두 번째 앨범 'It's not me, It's you' 앨범에 8번째로 실려있고, 세 번째로 싱글 발매되었다.

*작사/작곡: Lily Allen, Greg Kurstin

*이 노래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아이유'가 일본의 아베 수상을 향해 '조까'라는 노래를 만들어 물렀다고 이해하면 될 일이다. 다만 릴리 알렌이 영국에서 한국에서의 아이유만큼의 위치에 있는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할  듯하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것.... 단지 이해를 돕기 위해서 끌어낸 것이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마이스페이스에 노래 올리고 이를 통해 가수 데뷔를 한 케이스니까, 보기 드면 성공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그건 과장이라고 본다. 이런 식이다. 내 아들과 이승철의 아들이 똑같이 페이스북에 노래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둘 다 나름  확산되고 있기가 있다고 치자. 장담컨데 메이저 데뷔는 이승철의 아들이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철이 무엇을 할지는 모르지만, SNS에 노래 올린 것만으로 데뷔했다고 하는 건 과장된 이야기라는 뜻이다.

*일부 사진이 앳되게 나오긴 했지만, 라이브 무대 등을 보면 꽤 위압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목소리 만큼은 매력 만점이다. 글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풍부한 질감과 따뜻한 느낌에 여린 떨림까지 전달된다. 알렌의 곡보다 피처링한 곡들을 찾아서 들어 보면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런 소리에 겁나 센 내용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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