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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28. 2015

A seven nation army

언제나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

내일 누군가를 만난다고 예정되어 있는 경우, 이런저런 상상을 많이 한다. 어떤 일로 만나자고 했는지 예상하고, 그에 따라서 나는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거기에 따른 결과는 어떻게 될지를 생각한다. 그리고 막상 다음날이 되면 1. 약속이 취소되거나 변경되거나 2. 내가 예상한 안건이 아니거나 3. 예상한 안건이어도 요구 사항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실이란 상상과 다르다.


벌써 40곡 가까이 송북을 채워 나가는 데, 전반적으로 곡의 인기와 해당 포스팅의 조회수가 비슷하게 간다.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작은 인사이트를 챙기려고 하는데, 가장 조회수가 높은 2 곡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곡들이다. 곡은 당연히 좋은 곡들이지만, 글도 그렇게 맘에 드는 글이 아니다.


대체로 그렇다. 내가 생각한 대로 일어나는 일은 없다.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그래서 두렵다. 가끔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기도 한다. 혹시라도 그러면 나쁜 일은 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결과는 역시나 예상하지 못했던 더 나쁜 것들이다. 그럴 때도 있으니까...


화이트 스트라잎스(The White Stripes)의 'Seven Nation Army'는 내게 2000년 이후에도 좋은 음악들이 있음을 알려준 의미 있는 곡이다. 부정할 수 없는 매력적인 기타 리프는 록의 역사를 통틀어도 열 손가락 안에는 충분히 들만한 곡이다. 다만 이 곡 조차도 나온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는 잭 화이트가 혹시라도 007 제임스 본드 테마 음악 의뢰가 오면 쓰려고 기타 리프를 녹음해 두었는데,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앨범에 쓰기로 했단다. 그런데 실제로 잭 화이트는 007 시리즈인 2008년 '퀀텀 오브 솔레이스'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다. (별로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역시나 이 친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받아 들었다.


시종일관 깔리는 기타 리프에 부르기는 어렵지만 사운드에 잘 녹아있는 노래도 좋고, 드럼 소리도 간결하고 좋다. 그런데 무슨 내용의 노래지? 군대도 나오고 얼핏 사탄이라는 소리도 들리고.. 사실 외국곡을 들을 때는 가사가 어떻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뭐, 전 세계 군대가 모여서 외계인이나 나쁜 무리들과 싸우는 내용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인터뷰에서 잭 화이트와 멕 화이트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요약하면 악플 군단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 둘 만의 보금자리를 찾아 가겠다는 내용? 역시나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였다.


그래도 우리는 상상을 한다. 상상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긴 하지만, 상상할 수 있기에 힘을 내고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이다. 좋은 것들도 결국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니까...


*Seven Nation Army (by The White Stripes): 3분 52초

*2003년 3월 7일 발매 (싱글)

*작사/작곡: Jack White

*2003년에 발매된 The White Stripes의 4번째 앨범 'Elephant'에 첫 번째 곡이자, 첫 번째로 싱글 발매된 곡이다.

*21세기 들어 가장 광범위하고도 포괄적으로 인기를 얻은 록 명곡이라고 할만하다. 죽기 전에 들어야 할 앨범/곡 리스트에 거의 막내로 자리 잡고 있는 앨범과 싱글 곡이다.

*잭 화이트 역시 21세기의 기타 천재로  인정받는 데, 기타와 천재라는 2개의 수식어가 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것 한 가지 더는 빨간색과  검은색, 흰색으로 이루어진 이들의 스타일이다.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이미지는 주는 데, 인터뷰 자료에 다르면, 그들이 '흑인 음악'을 하는 젊은 백인이라는 점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해는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딕에 심취한 세련된 도시 젊은이들처럼 보인다.

*이들에 관련된 자료들을 보다 보면, 드러머인 Meg White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영화 등에 종종 언급이 되었다고 한다(나쁜 예로).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가  Jack White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하는 것인데, 욕인지 칭찬인지...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라이브에서 세션을 쓰지 않고, 둘이서만 공연하는 것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천재라고 인정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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