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your side (by Sophie Zelmani)
누군가 어떤 책에 대해서 '감동'을 했다는 것을 그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가벼운 정서라면 모를까... '감동'이라고 했을 때는, 당시의 상황과 때로는 순간적인 감정까지 복잡한 것들이 작용한다. 그래서 결국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눈물도 나지 않을 만큼 슬픈 이야기였다. 가슴은 꾹꾹 눌려서 아픈데... 한 가닥 희망이 보일 듯 말듯 한 것 같기도 하고... '각자의 지옥 속을 걷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옮긴이(송은주)의 말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가 글로 쓰인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가끔은 저 문구를 내가 한 말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이 책에 맞는 노래가 있는 것 같았는데, 막상 노래를 들어 보면 '아냐, 이 느낌 아니야...'라고 접기를 수 백번. 그러다 막상 포기하려고 했었는데, 소피 젤마니(Sohpie Zelmani)의 앨범을 듣다가 무언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한 번에 딱 '이거다'라는 건 아니었지만, 듣다 보니... 소설의 마지막 장면과 잘 어울리는 곡이겠다 싶었다. 내가 '선셋 파크'를 기억하는 것도 마지막 장면이니까.
'선셋 파크'의 마지막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고, 소피 젤마니의 'By your side'를 들으며 다시 읽는다.
차가 브루클린 다리를 건널 때 그는 이스트 강 건너편의 거대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사라진 건물들, 무너지고 불타 더는 존재하지 않는 건물들, 사라져 가는 건물들과 사라지는 손에 대해 생각했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지금 여기 있지만, 곧 사라지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지금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328쪽)
선셋 파크 (Sunset Park)
폴 오스터(Paul Auster) 지음, 송은주 옮김
열린책들 (2013년 3월 20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폴 오스터의 작품은 '공중 곡예사'다. 집에 오랫동안 같이 살았던 '뉴욕 3부작'은 읽지도 않고 있었는데, 동생 집에 있던 '공중 곡예사'를 뺏어와 읽고는 '아, 이게 폴 오스터구나'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책에 관련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셈이다. 다만, 아직도 조금씩 매우 조금씩 가고 있다. 나 혼자서...
'선셋 파크'는 폴 오스터의 작품 중에서는 1등이 아니지만, 내가 그동안 읽었던 모든 작품 중에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 한 번도 머리 속에서 이 이야기가 떠난 적이 없었다. 뭐랄까... 아바타? '만약 내가 책으로 변해야 한다면, 그건 '선셋 파크'가 될 것이다'라면서 혼자 좋아하고 있습니다.
다른 폴 오스터의 글들은 좀 어렵다. 때론 너무 '사유'에 의한 글쓰기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고... 그런 경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25살을 넘기면 서른이 되기 전에는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틈 나는 대로 추천도 많이 하는 편이다. 적극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By your side (by Sophie Zelmani): 3분 40초
작사/작곡: Lars Halapi, Sophie Zelmani
2014년 9월 24일 발매
11번째 스튜디오 앨범 'Everywhere'의 첫 번째 수록곡
작년에 뒤늦게 'Soul' 앨범을 듣게 되면서 폭 빠지게 된 가수다. 초장기에는 그래도 비트 있는 곡들도 있었는데, 후기에는 전혀 그런 것 없이 조용하게 노래한다. 국내에 윤기타라는 뮤지션과 색깔이 비슷하다.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3국의 출신 뮤지션은 일단 열심히 듣고 본다. 대체로 내가 좋아하게 될 확률은 80% 이상이다. 어떤 장르든... (우울해서 그런가?)
72년생에 1995년에 첫 앨범이 나왔으니까... 거의 정확하게 같은 세대다.
#내가 사랑하는 엔딩 https://youtu.be/fSdc7IB5hh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