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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Feb 14. 2016

고백하지 못할 고백

My darling child

어느 날 누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고 고백한다면,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일 것 같다. 그게 오늘 같은  날(밸런타인데이) 기대할 수 있는 희망 같은 것이라면.... 희망은 그냥 희망으로 남겨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에게 그런 기억은 없다.


재미있지도, 유쾌하지도,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일종의 자괴감마저 갖고 있지만, 그래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안다. 늘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안다. 고백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늘 내게 고백해 왔었다. 외면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받아들인 건 아닌 것 같다. 참 못난... 답 없는 것이 나란 사람이다.


이 세상에 사랑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건 오직 그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사랑이 아니다. 그녀는 '엄마'다.


어제 밤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 친구가 내게 유언을 남겼다.  내가 증인이 되어 기록을 해달라는 뜻이다. 그 친구가 남긴 유언은 이렇다. 

(우리) 엄마, 아빠에게 태어나서 행복했다.


이런 고백이 있을까... 고백하지 못하는 고백.  행복할지는 몰라도 웃을 수 없는 고백.

좋은 친구의 당부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지만... 지금 바로 고백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My darling child (by Sinéad O'Connor): 3분 9초

*작사/작곡: Sinéad O'Connor, John Reynolds, Phil Coulter

*1994년 9월 13일에 발매된 시네이드 오코너(Sinéad O'Connor)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Universal mother'의 4 번째 트랙

*전작들에 비해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다. 상상하는 '엄마'의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소리를 들려주고 있고, 앨범 전체가 하나의 곡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너바나(Norvana)의 'All apologies'를 커버하기도 했고,  들어주어서 고맙다(Thank you for hearing me)는 인사도 담겨 있다.

*이 CD를 언제 구입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지금은 사라진 강남역의 타워레코드에서 구입한 것은 생각나는데... 이를 유추해서 계산해 보면 1995년이 아닐까... 다만 자주 듣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다. 중간이 몇 번 이사하는 과정에서 원래 산 CD는 사라졌는데, 이후에 다시 샀다.  음악뿐만 아니라 커버 이미지도 좋아하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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