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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Feb 18. 2016

Give peace a chance

이 시대에 '존 레넌'은 어디에 있을까?

어제 아침에는 할 일이 많은 관계로 일찍 나서서 택시를 탔다. 쌀쌀했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춥다는  생각보다는 오래간만에 맞는 찬 공기가 기분이 좋았다. 택시를 타면 시간이 많이 절약되는 시간이라 택시를 잡았다. 라디오에서는 계속 북한 관련 뉴스, 대통령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듣고 싶지 않아서 그냥  흘려보내고 있었다.


뉴스 중에 "최강" F-22 전투기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러자 기사 아저씨가 한마디 거들었다(혼잣말처럼 했지만, 명백히 나의 동의를 구하는 투였다.) "전투기도 오고 했으니, 이 참에 북한이랑 한번 붙어야지!" 나는 순간 충격을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아저씨는 전쟁을 놀이로 생각하나 싶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회식을 하면서 '나는 전쟁이 났으면 좋겠다'고 농담 반 섞어 말한 적이 있었다. 아주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차라리...'라는 심정으로 말하긴 했었는데, 이런 식으로 대놓고 신나서 '전쟁하자'는 소리를 들으니 꽤나 충격적이었다.


이상한 일이다. 능력 없다고 작전권도 남에게 맡기는 나라가... (공식 정부의 말에 의하면) 멀쩡한 군함이 아무도 모르게  공격당해서 침몰하는 나라가... 이렇게 자신 있게 무력으로 상대를 압박하겠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계속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적에게 새삼스레  무력시위를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별별 생각을 다하게 된다.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매한가진데, 전쟁이 난다 해도 관심 없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어차피 지옥 같은 매일매일인데 전쟁 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차라리 확 엎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얼핏 본 네이버의 댓글에는 '전쟁하자'는 내용으로 도배가 되고 있다.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전쟁을 재미로 아는 가보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에서는  '매 선거 때마다 이러는 거, 총선 끝나면 쏙  들어가겠지'라는 얘기도 한다.


오히려 내가 너무 예민해져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쟁을 하자는 사람도,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도, 믿는 사람도, 믿지 않는 사람도 진짜 속마음은 '설마 전쟁이 나겠어?'라는 마음 아닐까? 정말 마음 아픈 건 이 상황에서 아무도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전쟁을 반대한다'가 아니라, '나는 평화를 원한다'라고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한반도의 전쟁 억제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 유지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마음에도 없는 바라지도 않는 것을 말하지 말고, 정말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새삼 존 레넌의 방식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Give peace a chance (by John Lennon): 4분 54초

*작사/작곡: John Lennon (하지만 최초 발매 시의 크레딧에는 Lennon-McCartney로 표기. 이 싱글이 발매되었을 때는 아직 비틀스가 해체되기 전이다.)

*1969년 7월 4일 발매 (싱글)

*정규 앨범에 수록된 것은 없고, 후에 라이브 앨범과 컴필레이션에 수록

*존 레넌이 오노 요코와의 결혼 직후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침대에 머무르는 행동을 보여 주었는데, 암스테르담과 몬트리올에서 2번... 이 곡은 몬트리올의 침대 생활 시절에 만든 곡이라고 한다.

*존 레넌이 솔로로 발매한  첫 번째 싱글이다.

*곡이 만들어진 배경에서부터 가사까지... 반전 곡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맨 처음 들은 것은 라이브였는데, 라이브랑 스튜디오 녹음이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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