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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Feb 24. 2016

Misguided angel hangin over me

죽는 그 날까지, 사랑할 겁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던 문제 하나가  정리되었다. 복잡한 선택이나 풀어야 할 문제가 아녔기에 '해결'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어느 정도  내려놓고,  한 발 한 발 무작정 앞으로 가는 수준이다. 간단하게 합의 정리하기 위해 담당자님과 이야기를 하는데,  그분도 고민이 많은 상태라 잠깐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상황과  마음속의 고민이 내가 해왔던 고민과 같기에 오히려 나를  되돌아보는, 정확하게는 최근 몇 달 동안 내가 해왔던 고민을 재점검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사실 같은 사람에게서 같은 고민을 가지고 두 달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나의 대답은  그때와는 달라져 있었다.


'당장은 힘들고 어려운 과제들이 많지만, 그걸 해결해나가도 보면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게 되는 법이니 당장 먼 미래의 일을 미리 고민하지 말고 지금에 충실하자'고 했던 내가 오늘은 '지나고 보니 내 일이 아닌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에 욕심을 내면 그것도 좋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묘한 기분이다.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어서 나를 괴롭게 만들었던 여자 친구를 마침내  떠나보내는 기분이다. 무언가 속 시원하면서도 말할 수 없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는다. 아마도 오늘이 내 삶의 2막이 끝나는 날이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답을 알고 있지만, 늘 오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시간에 대해서, 앞으로의 시간은 그 오답을 정답으로 바로 잡아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내 길. 그것이 중요하다. 울고, 웃고, 사랑하고, 화내고,  안타까워하고, 좌절해도... 그 모든 건 길 위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 선택은 어떤 길을 갈 것인가가 아니라, 내게 주어진 길을 '갈 것이냐, 말 것이냐'여야 한다. 그리고 사실.. 그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Misguided angel (by Cowboy Junkies): 4분 52초

*작사/작곡: Margo Timmins, Michael Timmins

*1988년 발매 (앨범)

*1988년 발매된 카우보이 정키스(Cowboy Junkies)의 두 번째 앨범 'The trinity session'의 두 번째 수록곡

*캐나다 토론토의 Church of the holy trinity라는 곳에서 녹음한 앨범으로 하나의 마이크만 사용하여 녹음한 것으로 유명하다. 말하자면 라이브 리코딩인 셈이다.

*이 앨범의 카우보이 정키스의 가장 성공적인 앨범이기도 하지만, 팝/록 역사에도 빠지지 않는 명반인데... 앨범 전체를 무한 반복으로 틀어 놓고 들어도 좋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담백함과 따뜻함과 위안을 준다. 피곤할 때, 우울할 때 또는 편안하게 쉬고 싶을 때, 다른 것 필요 없이 이 앨범과 커피 한 잔이면... 아마도 살아 있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된다.

*카우보이 정키스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1985년에 결성된 록 밴드로 컨트리/포크/블루스에 기반을 둔 음악을 한다. 이 앨범에는 그들의 곡 외에도 여러 곡의 커버가 있는데, 가장 히트한 싱글인 'Sweet Jane'은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곡이다.

*후에 다가올 나의 연대기 2막의 마지막 곡... 오늘의 기분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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