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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Jun 22. 2016

I wanted to be the greatest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몇 년 전인가 가까운 형이 조언해 주었다. "양심적인 거 다 필요 없다니까. 못되게 살아야 한다. 나쁜 놈이 돼서 돈을 벌면 안 있나 나중에 밥 좀 사주고 그러면 그게 더 좋은 거라. 지금 잘해주고 그래 봐야 다 소용없다. 니 돈 벌고 싶으면 나쁜 놈이 돼야 한다." 맞는 말이다. 이게 지금 시대의 가르침이다.


오늘 문득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던 것 하나를 깨닫게 되었다. 좋은 사람이란 상대적인 것일 뿐인데, 멍청하게도 나는 절대적인 존재만을 생각해 왔던 것이다. 결국 좋은 사람이란 없다. 그리고 누구나 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최소한 좋은 사람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관계를 맺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면 좋아한다. 여러 가지를 줄 수 있다. 위안을 줄 수도 있고, 돈을 줄 수도 있다. 때로는 돈 보다도 위안을 주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받는 사람은 쉽게 잊는다. 받은 건 쉽게 잊고 받을 건 잘 안 잊는다. 그렇게 해서 남는 건 결국 돈 관계뿐이다. 존중을 해주고 배려를 하는 일들은 관계 형성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빈털터리가 된 지금의 나에게 좋은 관계는 없는 셈이다. 지나간 환상은 이젠 잊어도 될 것 같다. 그 사람들이 내게 원한 건 돈뿐이었으니까. 내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건 따로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다시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할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있는 것일까?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물질적인 측면에서 내가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받아 주기만 한다면..) 오히려 이제부터 좋은 관계와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준 것은 잊어버리고, 받은 것은 오래 기억한다면 어느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The greatest (by Cat Power): 3분 22초

*작사/작곡: Chan Marshall

*2006년 1월 20일 발매

*Cat Power(본명 Chan Marshall)의 일곱 번째 스튜디오 앨범의 타이틀 곡이자, 첫 번째 트랙

*Cat Power는 Chan Marshall의 첫 번째 밴드 이름이었는데, 솔로 활동을 하면서도 계속 사용했다. Chan Marshall은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배우 및 모델로도 활동을 '가끔' 한다고.... 그때는 Chan Marshall이란 이름을 쓴다.

*영화 'My Bluberry Nights(2007년)'에 배우로 출연도 했고, 이 곡도 그 영화에 등장한다.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첫 영어 장편 영화이기도 하면서, 노라 존스(Norah Jones)의 스크린 데뷔로 유명하다. 영화가 나온 때는 나의 일 중독 시절이기 때문에, 그때는 몰랐었다.

*김영하의 여행자 시리즈 첫 번째 '하이델베르크'에 작가가 선곡한 사운드 트랙이 같이 포함되어 있는데, 거기에도 이 곡이 선곡되었다.

*이 앨범은 2010년대 초쯤에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서 미국 출장 갔을 때, 시애틀 거리를 헤매고 다녀서 구한 기억이 난다. 이미 그때에도 CD를 사는 사람이 많이 없었는지, CD를 파는 곳도 많지 않았지만, 웬만한 가게를 가도 Cat Power는 없는 경우가 많았다.

*Cat Power의 가장 유명한 앨범이다. 비평 쪽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나마 판매도 가장 많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앨범이나 곡들도 좋은 게 많다. 비록 뒤늦게 발견하기는 했지만, 내가 아끼는 가수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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