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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Aug 30. 2016

He ain't heavy he's my brother

우리가 친구라고 말할 때

자주 술 마시는 형님이 계신데, 정말 친구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어떨 때는 그분의 삶은 절반은 가족, 절반은 친구로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된다. 사실 크게 의식한 건 아니었는데, 같은 자리에 계시던 분이 '오빠는 좋은 친구가 참 많아. 그것도 복이야' 하시길래, 이후 주말 동안 '친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친구에 대한 가르침이 변해 왔다는 것이다. 분명히 어렸을 때(아마도 80년대?)는 조건 없이 서로 도와주고, 같이 하는 것이 친구였다. 일도 같이 하면 좋고, 사회에 나가서도 서로 물심양면으로 조건 없이 도움을 주고받는 것. 그래서 좋은 친구는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고... 


그런데 자라면서 점점 선이 그어지게 되었다. '친구 하고는 같이 일하는 거 아냐', '친구끼리는 돈거래하는 거 아냐' 라는 식이다. '야, 친구끼리 뭔 돈을 빌려 주냐? 그냥 줄게'라고 하던 것이 어느새 변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그게 맞는 것이라고 받아들였을 뿐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친구란 그저 같이 술 마실 수 있는 존재 정도'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실제로 그만큼 친구는 더 가벼운 존재가 되었다.


이제 아이를 키우면서는 친구를 가려 사귀라고 가르친다. 누구누구는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신 거 같으니 같이 놀지 말라던가, 너보다 공부 잘하는 얘 하고 사귀라던가 하는 식으로... 시대가 변하고 사회의 가치관이 변하니, 이런저런 것들도 변하기 마련이다. 좋든 나쁘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보자면 나는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진 형님이 그냥 운 좋게 그런 친구를 얻었다고 믿지 않는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서로 고통도 많았을 것이고 다툼도 있었을 것이다. 개 중에는 그러다가 헤어지게 된 친구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지나고 나서야 지금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어제는 같이 사업을 하는 어린(?)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그 모습이 좋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앞으로 있을 어려움을 어떻게 서로 헤쳐 나갈지 걱정도 되기도 해서 몇 마디 했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그 둘이 서로에게 가족과는 또 다른 의미로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 시대에 맞지 않더라도, 나에게 친구란 나와 남 사이 어딘가에 있는 존재다. 나가 될 수 없지만, 남이 아닌 존재. 내가 가진 것을 조건 없이 줄 수 있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도 나눌 수 있는. 그러니까 '친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친구는 시간이 빚어낸 작품이다.


Single Cover (The hollies, 1969)

He ain't heavy, he's my brother (by The Hollies): 4분 20초

작사/작곡: Bob Russel, Bobby Scott

1969년 9월 26일 싱글 발매

1969년 켈리 고든(Kelly Gordon)이 맨 처음 녹음했지만, 홀리스가 같은 해에 싱글 발매하면서 큰 히트를 기록하게 되었고, 1970년에는 닐 다이아몬드(Neil Diamond)가 불러서 또 한 번 사랑을 받았다.

곡의 내용은 교회의 교육 자료에서 나온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것인데, 그 최초는 1984년에 간행된 James Wells의 책, 'The Parables of Jesus'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용은 자기 덩치만 한 동생을 업고 가는 스코틀랜드 소녀가 있었는데, 누군가 그 소녀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소녀가 깜짝 놀라며, '아니요, 무겁지 않아요. 내 동생인걸요(No, he's not heavy; He's my brother)'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다. 이후 다른 곳에서도 몇 번 언급되었지만, 살짝씩 단어가 달랐다. 1924년에 잡지 편집장인 Roe Fulkerson이란 사람이 칼럼에서 'He ain't heavy, he is my brother'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이 제목이 결국 이 노래의 제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같은 내용이긴 하지만 가사는 그 스코틀랜드 소녀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홀리스의 리코딩에는 엘튼 존이 피아노를 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커버했는데, 국내에서는 들국화가 라이브에서 많이 불렀다. 그리고 들국화의 라이브 앨범에도 수록되어 있다. 전인권이 부르는 이 곡은 특별하게 좋다.

2012년에 The Justice Collectiv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영국의 가수가 참여한 버전으로 발표되었고, 그 해 영국 크리스마크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1위는 꽤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대체로 자선음반이나 캐럴이 1위를 차지해 왔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인 X-Factor가 생기고 이 프로그램의 1위 결정이 크리스마스 주에 끝나게 되면서 우승자가 늘 차트 1위를 차지하게 되자, 이에 대한 반발로 2009년에는 Rage Againt The Machine의 'Killing in the name'이 강제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에서도 이러한 장면이 나온다.

https://youtu.be/2h8loYnN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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