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제품 판매에도 예약대기 이어가던 나만의 꿀팁 : )
운영 중이던 사업장을 정리하기로 결심하고, 일주일도 안돼서 사업장을 팔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영혼을 갈아 넣어 시작했던 나의 첫 사업.
그 안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 들이 많았기에 시원섭섭하고 아쉽고도 복잡한 심정을 먼저 달래야 했지만,,
제법 이성적인 숫자가 눈 앞에 지나간다.
D-21
그렇다. 3주 안에 이 공간 안에 내가 가져다 놓은 것들을 모두 처분해야 했다.
공간을 채워넣는데만 익숙한 내가, 비움을 시작하다니 하루 이틀은 어떻게 처분해야 좋을지 알아봤다.
각종 인터넷 카페에 일괄 집기 판매와 같은 글을 올려봤지만
covid-19 영향인지 오프라인 사업들은 꽁꽁 얼어붙은 지 오래다.
물건 판매는 안 해본 내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퇴근 후 물건을 팔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
요즘 핫한 당근 마켓이 떠올랐다. (* 당근 마켓 : 우리 동네 중고 직거래 벼룩장터)
가입은 이미 했었는데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재테크 공부에 빠져있어 당근 마켓을 이용한 푼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란 기대에
속으로 예행연습만 오십 번 한 것 같다 ㅎㅎ
일단 부피가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라고 마음먹고 첫 아이템을 올렸다.
어랏?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판매에 익숙하지 않지만 사람과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영업사원 출신으로 제법 익숙하다.
사업장에 제품을 구매할 때 정성껏 고르고 선택했기 때문에
제품 하나마다 어떤 포인트로 골랐는지 다 기억이 났다.
물건을 하나씩 올릴 때마다, 핸드폰을 손에서 못 놓을 정도로 알림이 왔다.
오오 재미가 붙는다 ㅎㅎ
10/6일부터 시작해서 오늘이 10/9일. 약 3일 동안.. ( 수익은 글 아래 공개할게요 꺅!ㅋㅋ )
그 많던 물건들을 부피가 큰 가전제품, 가구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팔았다.
집안에 쌓여있던 물건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거 보고 남편이 당근 마켓 베스트셀러 되는 거 아니냐며
함께 호들갑을 떨어줘서 괜히 우쭐거리게 됐다. ( 알고 보니 당근 마켓은 거래 성사율이 좋더라는 ㅎㅎ )
그러다 단골 당근 이웃분들도 생기고, 물건 혹시 더 올리실 거 없는지에 대해 여러 명이 물어보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가져가고 싶다고 대기도 타고
예약 불발 시 연락 달라며 며칠 째 연락 오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 분들도 계셨다.
또 그중에서는 홈 스타일링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분도 생겼고
개인 SNS를 알려달라는 분도 생겼다.
그러다 공통으로 이야기해주는 부분을 찾아냈다.
" 올려주시는 물건들이 너무 예뻐요. "
아 맞네...
난 그동안 인스타와 블로그로 차곡차곡 쌓은 버릇 중 하나인 감성 사진 찍기가 일상인 사람이 돼버린 것이다.
물론, 이 제품을 구매 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는지가 온전히 기억에 남았기에
TMI.. 투머치 토커로 깨알 같은 설명을 해준 부분도 예약대기를 줄 서게 한 나만의 꿀팁이 아니었다 싶다 : )
첫 번째 꿀팁. 당근 마켓 품목에서 내 제품을 가장 예쁘게 만들어주기.
사진을 찍기 전, 중고제품을 깨끗이 닦거나 청소하고 사진을 찍으니 정말 새 제품 같았다.
화병에 이레카야자 조화 잎으로 스타일링했던 제품이지만
두 개를 세트로 판매를 해보았다.
두 번째 꿀팁. 개별 판매가 어려울 것 같은 아이템은 세트로 판매해보기.
(혹은 무료 나눔이나 1+1 증정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그 날은 행복지수 상승 ㅎㅎ)
라벤더 갈란드!
폭발적으로 인기 많았던 아이템인데, 내가 이걸 구매했을 당시에 레이스 느낌의 테이블 보를 켜켜이 겹쳐서
그 위에 잡지책과 이 라벤더 갈란드를 올리고 싶었다.
이 느낌을 찾느라 밤새 인터넷 쇼핑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세 번째 꿀팁. 제품을 구매했을 당시 어떤 포인트로 샀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난 여러 장의 사진을 컨셉별로 부연 설명을 해놓았다.
보라색은 보색인 노란색과 잘 어울리므로 보색 대비 컬러로 매치해주면 예뻐요
혹은, 흰색 시스루 레이스 느낌의 키친 크로스와 함께 놓으면 청순해져요
핑크빛 분위기에 두면 로맨틱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어요. 등등
당근 마켓에서 물건을 판매하다 보니 나만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느낌이 들었다.
채팅창으로 구매의사가 있는 분들과 이야기하고 제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면서
CS가 이런 느낌이겠다 감도 잡을 수 있었다.
( 하지만, 영업 사원 출신이라지만 사람을 대하는 일은 늘 어렵다.. 상처도 받고 ㅠㅠ )
이렇게 3일 동안 밤낮으로 고군분투하여 얻어낸 나의 수익은..
거의 60만 원 돈이 되었다.
재테크 공부하는 사람이니깐, 하나씩 팔 때마다 푼돈들은 적금을 들기로 했고
1년 만기 후 의미 있는 곳에 써야지 다짐을 했었기에 실천을 해보았다.
티끌모아 태산을 느꼈던 순간이다.
그리고 그동안 인테리어 인플루언서로 하루하루 보내왔던 시간들도 결코 헛되지 않는구나를 느끼며
기분 좋은 당근 마켓 후기를 읽으며 꿀 연휴에 들어가야겠다.
작은 TMI)
얼마 전, 작은 염증으로 배 밑에 수술을 하다 보니 무거운 물건을 못 들어
퇴근 후 남편도 와서 많이 도와줬다.
처음 사업 시작할 때 물건을 들여놓을 때도 남자 친구로서 옆에서 많이 도와줬는데
마지막에도 이렇게 도와주니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어 고맙소 ♡
(* 후기의 닉네임은 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