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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江

소식지 구르다 2025, 소서 편

by 구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여든아홉 번째 장







참된 신앙은 소원 성취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참된 나를 깨닫게 되는 마음을 내는 것일지 모릅니다.

사람은 모두 제 마음의 거울,

제 생각의 꽃, 제 뜻의 등불을 지녔습니다.

그 거울 속에 우주가 환하게 비치면

그 꽃씨 안에서 세상의 모든 길이 열리고

그 등불에 보이는 만물의 모습과 나는

참 많이 닮았음을 알게 되는 것이

깨달음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모든 것과 관계가 있고

모든 것은 서로 기대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여름은, 목숨 지닌 모든 것이

모든 것으로 가는 푸른 길을 냅니다.

차는 그 푸른 길 위로 흐르는

마르지 않는 江입니다.






2025년 7월7일,

정 동 주







당신을 보듬다, 소식지 구르다, rollingtea.net







Eero Järnefelt, Pond Water Crowfoot, 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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