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구르다 2025, 청명 편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여든세 번째 장
가팔라지는 세상살이 벼랑에는
지난해 그 새롭던 봄빛 간데없고
사람 구실 다 못하고 늙는 내 죄만 아프다.
귀신 쓰인 저 봄, 미친 사람은 어쩌지도 못하고
애꿎은 산, 산에 화풀이하듯 불을 질러
봄노래 못다 부른 산새들만 쫓아낸다.
그래도 다시 또 청명淸明이 와
세상은 물처럼 맑고 낮게 가지런해지기를
마음만이라도 고요 깊게 환해지기를.
2025년 4월 4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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