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간 히로시마를 가 보고
(방문 순서대로 정리)
식당명
Maidookini Hiroshimafukuromachi Shokudoten
음식
밥, 미소된장국, 연어구이, 가라아게, 돼지고기 숙주볶음(총 대략 1,300 엔)
후기
-히로시마 입국 후 처음 들른 식당이다. 일부러 찾아간 곳은 아니다. 번화가를 지나가다 직장인들로 붐비기에 ‘맛집인가?’ 싶어 들어갔다. 직장인들이 많은 이유를 대번에 알 수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백반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정식 식당이었다. 원하는 반찬과 밥 사이즈, 국 종류 등을 트레이에 담아 계산하면 된다.
-마침 점심시간에 방문해 반찬 회전율이 높았다. 온기가 남아있는 반찬을 먹을 수 있었다. 연어구이 같은 경우에는, 진열된 그릇을 집으려 하자 바로 갓 구운 연어구이로 바꾸어 주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짭조름했다. ‘일식은 한식보단 싱겁다’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짜게 먹는다며 어머니에게 늘 잔소리 듣는 입장으로선 알맞은 간이었다.
-일본 직장인들은 대개 밥과 국, 그리고 반찬 두어 종류를 트레이에 담았다. 배가 아주 고팠던 나는 이것저것 담느라 가격이 예상보단 많이 나왔다.
식당명
우와사노코노쿠시카츠 아노오뎅 (추천)
음식
오뎅 3종(420 엔), 꼬치 튀김 5종(550 엔) 등
후기
-히로시마 여행 영상을 찾아보다 알게 된 쿠시가츠 가게다. 한국어 메뉴가 따로 있고 사장님 부부, 특히 아내분께서 한국어를 잘하신다. 단지 한국어로 편하게 주문할 수 있어 유명한 곳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흔히 ‘이자카야’ 하면 떠오르는 분위기로 가득 찬 가게다.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맥주 한 잔 기울이다 보면 일본에 온 것을 분위기만으로 실감하게 된다.
-쿠시카츠 맛도 훌륭했다. 쿠시카츠를 처음 먹어봤다. 튀김 요리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튀김 옷의 거친 표면이 안겨주는 바삭한 식감과 기름 맛에 먹는 음식일 거라 예단했다. 제대로 틀렸다. 낮은 온도의 기름에 오래 튀겨 표면은 부드러웠다. 그럼에도 바삭거리는 소리는 여느 튀김 요리 못지않았다. 기름을 한껏 머금은 속 재료의 맛은 절로 맥주를 부르게 만들었다. 속이 채워진 고기류보다 공간이 있는 야채류 쿠시카츠 맛이 더 좋았다.
-가지를 딱히 좋아하진 않는다. 돼지고기, 닭 완자, 소시지, 꽈리고추, 가지 중 가지를 제일 마지막에 먹은 이유다. 웬걸, 가장 맛있었다. 가지가 머금은 기름도 적당히 식어 먹기도 편했다. 바로 추가 주문했다. 오뎅은… 특색 있진 않지만 튀김과 곁들여 먹기엔 좋았다.
식당명
이치란 히로시마 혼도리점
음식
이치란 3선(1,330 엔)
후기
-일본 여행을 몇 차례 다녀왔지만, 그 유명한 이치란 라멘을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었다. ‘미국까지 가서 맥도날드를 먹는다고?’ 같은 마인드였달까. 그럼에도 이치란 라멘을 찾은 이유는 숙취 해소에 직빵이란 얘기를 들어서다. 전날 밤 들이킨 다량의 맥주와 하이볼로 내상 입은 속을 기름기 가득한 돼지사골 국물로 달래줄 필요가 있었다.
-국물 한 숟갈에 쓰린 속이 바로 풀렸다. 진한 사골 맛에 곧장 ‘으어~ 조오타!’가 튀어나올 뻔했다. 식당이 가득 찼기에 다행히 아재 모먼트를 피할 수 있었다. 반숙 계란에 메뉴에 포함된 사리 추가까지 모두 위에 담았다.
-‘무슨 일본까지 가서 이치란 라멘을 먹냐?’라며 평가 절하될 맛은 아니었다. 그럼, 다음 일본 여행에서도 또 이치란 라멘을 갈 거냐? 아니 뭐… 다른 라멘 가게도 많은데…ㅎㅎ
식당명
Kuishin-bō Senryō
음식
오노미치라멘+볶음밥 세트(1,100 엔)
후기
-오노미치는 해안가 소도시다. 히로시마역에서 JR 노선 타고 90분 쯤 가면 된다. 오노미치 갈 거란 얘기에 쿠시카츠 사장님께서 오노미치라멘을 추천해 주셨다. 이치란에서 이미 라멘을 먹었지만, 사장님 추천을 무시할 순 없기에 오노미치역에서 가까운 아무 라멘집에 그냥 들어갔다.
-닭 뼈와 돼지 뼈를 우린 육수에 소유를 섞은 국물이 오노미치라멘의 특색이다. 맑으면서도 닭 향과 돼지 향, 그리고 간장 향이 한데 어우러져 짭조름한 맛을 냈다. 파와 숙주를 짭조름한 국물을 머금은 면과 함께 먹으니, 입안이 풍성해졌다. 다른 가게는 어떤 스타일일지 궁금했다.
-국물도 있겠다, 밥과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아 볶음밥과 같이 나오는 세트로 주문했다. 볶음밥이 잘 나온 사진이 없어 인스타에 올리진 못했지만, 전형적인 고소한 중국집 볶음밥이었다.
식당명
아나고메시 우에노 미야지마구치본점
음식
장어덮밥 中(2,800 엔)
후기
-미야지마역의 미야지마항 방향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장어덮밥 식당이다. 히로시마역에도 매장이 있긴 하나 '미야지마 가는 길에 기왕이면 본점에서 먹어 보자!'란 생각에 들르게 됐다. 미야지마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접근성도 좋아 11시 반쯤 도착했을 때 이미 대기자가 수십 명이 넘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특히 많았다. 사이즈만 다를 뿐 너도나도 다 장어덮밥만 시키니 음식도 빨리 나오는 편이라 사람들이 곧잘 빠져나갔다. 30분 정도 기다렸다. 각오한 만큼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간장에 절인 장어가 짜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렇진 않았다. 고슬고슬한 밥과 궁합이 좋았다. 대신 일본간장 특유의 단 내가 혀끝에 맴돌았다. 그럴 때마다 생강 절임으로 균형을 맞췄다. 미소 된장국은 조금 짭짤했다. 이 또한 리프레쉬 용도인 것 같았다.
-中 사이즈라 양이 꽤 될 줄 알았다. 처음 덮밥을 받았을 땐 '이거 갖고 배가 차려나' 싶었다. 다 먹고 나니 복부에서 육중한 무게가 느껴졌다. 그냥 내 뱃살 무게였을까?
식당명
미야지마 섬 굴 식당 중 하나
음식
석화 구이(400 엔), 치즈 굴 튀김(600 엔)
후기
-히로시마 대표 관광지 미와지마 섬은 굴로 유명하다. 그래서 섬 내에 굴 관련 음식을 파는 가게가 즐비했다. 그중에서도 석화구이와 굴 튀김을 파는 가게가 정말 많았다. 굴은 싫어하지만 유명하다 하니 한번 시도(?)해 봤다.
-평소에 굴을 잘 안 먹어서 맛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석화구이는 굴에다 간장 소스 바른 맛이다. 뜨거워서 그런지 굴의 비릿한 맛이 별로 없었다. 치즈 굴 튀김은 치즈만 걷어내면 일반 굴 튀김이 되기에 맛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주문했다. 그냥 굴 튀긴 맛이다. 치즈가 비릿한 향을 잡아준다. 아무 음식에 치즈부터 얹고 보는 식문화를 달가워하진 않지만, 치즈 굴 튀김으로 주문하길 참 잘했다.
-같은 석화구이나 굴 튀김일지라도 가격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맛의 차이는 딱히 없을 듯싶다. 제일 저렴한 식당에서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식당명
Takaya Sushi
음식
특상 모듬초밥(1,980 엔)
후기
-히로시마항 근처 돈키호테 방문 후 거리를 거닐다 찾은 동네 스시 식당이다. 노부부와 중년 아드님이 운영하는 가게다. 나 같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적이 거의 없는지 통역 앱으로 “우리 식당을 어떻게 알게 됐나요?”라며 내게 물어보셨다. “구글 맵 보고 왔다”라고 대답하니 신기하다는 듯 놀란 반응을 보이셨다.
-오노미치 여행을 마치고 히로시마역 회전초밥 식당을 갔었다. 공장처럼 찍어내는 듯한 회전초밥 스시보단 이 식당 스시가 더 나았으나 특별함은 찾을 수 없었다. 같이 나온 맑은 생선국이 더 기억에 남는다. 앉은 자리에서 소주 한 병 정도는 바로 비워낼 수 있는 슴슴하면서 시원한 국이었다.
-참고로 히로시마항 근처 돈키호테는 안 가도 된다. ‘메가’ 돈키호테라기에 일반 돈키호테와는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히로시마역 부근 번화가에 있는 돈키호테보다 물품 수가 적다.
식당명
돈카츠 키쿠야
음식
특상 로스 카츠 정식(1,600 엔)
후기
-일본 맛집 랭킹 어플 타베로그에서 상위권에 놓인 돈카츠 식당이다. ‘일본에 왔으니 돈카츠 하나 정도는 먹고 가야지!’란 생각에 찾게 되었다.
-얇은 튀김옷이 인상적이었다. 적당히 기름을 머금고 있어 부대끼지 않았다. 보드라운 고기와 넉넉히 쌓여있는 양상추, 고슬고슬한 밥, 그리고 미소된장국까지 정석적인 돈카츠 정식이었다. ‘인생 카츠!’까진 아니었으나 히로시마 여행 중 한 끼 식사로는 좋은 선택지다. 가격 또한 한국의 여느 돈카츠 식당과 비슷하니 부담도 덜 하다.
-타베로그 상위권 식당이라 하여 저녁 장사 시작 20분 전부터 기다렸다. 18시에 가게 입장할 때까지 내 뒤로는 아무도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도 가게는 한산했다. 그날따라 그랬을 뿐, 맛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식당명
나가타야나가타야
음식
오리지널 오코노미야끼(1,450 엔)
후기
-히로시마 먹을거리 1순위로 오코노미야끼가 꼽힌다. 맛도 좋지만 히로시마만의 스타일이 있어 다른 오코노미야끼와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커서 1순위로 꼽힌 듯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서조차 오코노미야끼를 먹은 일이 손에 꼽는다. 비교하는 재미까진 느끼지 못할 테지만 유명하다기에 ‘꼭 먹고 말리라!’ 벼르던 중 히로시마 여행 마지막 한 끼 메뉴로 당첨됐다.
-머무른 숙소가 식당 인근이었다. 의도치 않게 식당 풍경을 자주 보게 됐다. 시간대를 막론하고 길게 늘어선 줄에 유명세를 짐작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히로시마 오코노미야끼 식당 중 가장 유명한 곳이었다. 11시 오픈인데도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오픈하자마자 내 앞에서 끊기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소바나 우동 중 하나의 면 종류를 고르면 그 위에 각종 채소, 고기, 해물을 얹어 철판에서 구운 뒤 소스 범벅 계란을 덮어 손님에게 내어준다. 어디선가 ‘우동이 더 낫다’라는 얘기를 들어선지 남들 다 소바 고를 때 나만 우동으로 주문했다. 넓은 철판에 홀로 구워지고 있는 우동을 보며 ‘괜한 선택이었나…’싶었지만 다른 재료들과 꽤나 잘 어울렸다. 다만 먹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면과 재료가 한데 섞이게 되는데, 내가 지금 오코노미야끼를 먹고 있는 건지 볶음 우동을 먹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P.S) 언급한 식당 말고도 좋은 장소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너무 여행 온 티 내는 것 같아 과감하게 스마트폰을 꺼내지 못했다. 움츠러들기 일쑤였다. 그 순간을 남기지 못해 아쉽다. 다음엔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하려 한다. 사실, 그러려고 여행 가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