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유와 여유가 주는 삶의 즐거움
베트남 호치민으로 올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여기서의 삶이 궁금하다면, 장점부터 먼저 얘기해 보려 한다.
단점도 많지만, 작은 자유와 여유가 주는 힘과 즐거움 덕분에 호치민 생활은 꽤 매력적이다.
처음부터 급여가 한국보다 낮았다면 호치민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 같은 이름의 회사지만 한국 법인을 퇴사하고 베트남 법인으로 재입사하는 방식이었다.
한국에서 나가던 4대 보험과 세금 부담은 거의 없어지고, 급여는 달러로 받는다. 환율이 높을 때는 체감이 꽤 크다.
게다가 급여에 학비, 집 렌트비 같은 비용까지 엎어서 받는 구조라 성과급 파이가 커져서 생각보다 쏠쏠하다.
✔️ 한국에 집이 있다면 전세를 주고 오면서, 대출 이자 부담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나는 호치민 7군 푸미흥에 산다. 국제 학교가 많다. 2군, 7군 모두 선택지가 다양하다. 캐나다, 호주, 영국, 유럽 커리큘럼… 다 있다. 한국 국제학교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다닐 수 있다. 100% 글로벌 환경은 아니지만,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를 쓴다.
우리 애들은 '검은 머리 외국인'이야
100프로 영어를 쓰는 국제학교 아이들은 집에서는 엄마를 위해 한국어를 쓰지만, 적절한 단어를 못 찾으면 자기들끼리 영어 토론이 일어 난다고 한다. 진짜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 해야 하나.
✔️또 하나 현실적인 이유. 12년 거주 시 재외국민 특별전형인 '12특', 3년 이상 거주 시 '3특'으로 대학 입시가 가능하다. 힘든 타국 생활이지만, “이거라도 해주고 싶어서 버틴다”라는 부모들이 많다.
한국은 정말 치열하다. 어디를 가든 극강의 효율. 그 속도에 맞춰 살아야 했다. 베트남은 느리고, 답답할 때도 많다. 하지만 그 덕분에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
[ 작은 도움 – 메이드와 반찬 서비스 ]
베트남에서는 작은 도움이 하루를 부드럽게 만든다.
메이드나 반찬방 같은 작은 도움도 하루를 부드럽게 만든다. 주 5일, 매일 2시간 250만 동부터 가능한 메이드, 카톡으로 주문하면 아파트 앞에 일정 금액 이상 무료 배달되는 반찬방도 있다. 오늘 세트로 4인 가족 한 끼 35만 동이면 충분하다. 식재료를 사놓으면 직접 와서 한식을 요리해 주는 ‘요리 메이드’도 있다.
아이들은 아파트 단지 내 수영장에서 놀고, 놀이터에서 스쿠터와 인라인을 탄다. 단지 키즈룸에서는 눈 감고 술래잡기도 한다. 밖으로 나가면 2군, 1군 관광지 정도. 푸미흥에서 우리는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며, 현지인과는 다른 울타리 속에서 나만의 생활을 만든다.
남편들은 회사 때문에 바쁘고, 통근으로 교통체증을 겪는다. 언어 소통 문제, 근태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도 크다. 부인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커리어를 내려놓고 호치민행을 선택해 전업주부가 된다. 비자 문제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고,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은 더 어렵다.
그 대신 생기는 건 시간이다. 아이들 픽업과 학원, 식사 외에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 이 시간을 뭘로 채울지는 각자 마음대로다. 취미, 운동, 자기 계발, 교회, 모임…
✔️ 작은 자유를 어떻게 쓰느냐가 삶의 큰 힘이 된다.
시댁이나 한국 커뮤니티에서 오는 압박이 없다는 건 큰 자유다. 딱 자기 가족만 챙기면 되니까, 오히려 관계가 단단해진 느낌도 든다. 반면, 새로운 모임이나 친구, 커뮤니티가 없으면 외롭기도 하다.
✔️ 교회나 독서 모임, 취미 모임 같은 작은 커뮤니티가 큰 의미를 갖는다.
장점을 쓰려고 했지만 단점이 섞여 버릴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우리네 삶이다. 그래도 누군가의 말처럼
호치민에 계속해서 많이들 가더라고요. 다들 가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전 세계 도시 중 외국인 정착율 2위라는 호치민, 앞으로도 살면서 장점을 많이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