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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Apr 08. 2021

나의 언어를 찾는 기획

기획은 결국 '반 발자국'이다

매주 챙겨보는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연예인 비가 나왔다. 그 날의 주제는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사람들.” 깡이라는 노래를 발매하고 대중에게 그렇게 욕을 먹더라도 비는 끝까지 활동을 지속했다. 2017년에 만들어진 노래는 2020년 깡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빛을 발했다.



오래전부터 비는 획기적인 컨셉으로 대중을 만났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시 받아들일만한 굿즈를 착용했고, 춤도 다른 가수보다 조금 더 어려워 보이는 정도였기 때문일까. 2000 초반부터 2010년 중반까지 비의 곡은 항상 1위 아니면 상위권이었던 것 같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던 걸까


매일 꽃길만 걷던 비가 처음 외면을 받은 곡이 바로 깡 아닐까? 엄청난 욕을 먹었지만 비는 최선을 다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멜로디도 아니요. 자주 듣던 노래 스타일도 아니었다. 너무나도 새로운 작곡, 따라 할 수 조차 없는 격정적인 춤을 보여준 비는 비웃음거리가 됐다. 그렇게 깡은 없어지나 생각했지만, 지난해 사람들은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었던 노래 '깡'을 다시 찾았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분명 '깡' 노래의 기획 의도도 좋았다. 악착같이 버텨 나는 결국 정상을 차지했다는 그.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던 그였는데. 게다가 퍼포먼스도 나름 봐줄 만했는데. <판을 만드는 단단한 기획 노트>를 보고 깨달을 수 있었다.


기획은 이런 것이다, 다양한 예시를 내게 접목시킬 수 있어서 좋았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분명 기획의도도 좋았도 나름 퍼포먼스도 봐 줄만 했는데. <판을 만드는 단단한 기획 노트>를 보고 깨달을 수 있었다.


“잘 만든 기획은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빠르게 인지 가능하고 임팩트는 강하다. (생략)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기획임에도 사람들이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논리적 흐름이 촘촘하다는 의미고, 낯선 새로움에 기꺼이 마음이 열리는 이유는 기획이 현실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반보 정도 앞서있기 때문이다."


반 발자국만 빠르게 가는 연습하기


대중의 속도보다 '한 발자국' 빨랐던 것이다. 너무 새로운 것이면 사람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한다. 익숙하면서도 살짝 새로운 것, 살짝 비틀어 낸 것을 오히려 더 눈길을 끈다는 것이다. "가장 고결한 것은 가장 평범한 것에 있고, 가장 어려운 것은 가장 쉬운 것에서 나온다."라고 <채근담>에서 말했듯이 평범함 안에서 살짝 비틀어내는 연습을 해보는 게 제일 쉽다고 말한다.


2021년 2월. 드디어 카페를 오픈했다. 가오픈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카페로 오픈한 게 아니라고. 계속 마음속으로 되뇌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관계 맺었던 사람들과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2018년도부터 2020년 중반까지 함께하며 에너지를 얻었던 우리는 만남을 보류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는 조금 방법을 달리할 때가 아닌가 싶다. 코로나처럼 특수한 상황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도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 온라인으로 모임을 기획하기


지난해 두 개 정도의 글쓰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호흡이 딸리고 커뮤니케이션이 다소 힘들긴 했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했음에도 진심은 통할 수 있다. 온라인 모임에서 중요한 것은 수업 시간 동안 사유가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는 것이다. 분할된 공간에 화면으로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주제와 동일하면서도 결이 다른 질문을 찾아야 했다.


이번에 기획한 온라인 모음은 조금 다르다. 기존에 했던 모임들은 글쓰기에 대한 동기부여와 연관되어 있다면 곧 시작할 모임은 감정과 연관된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모임이다. 매일 하루 8시에 다른 질문이 배송된다. 하루에 딱 3 문장만 써 보면 된다. 아무 때나 쓰고 자기 전에만 한 번 읽어보자. 그리고 나면 나의 현재 마음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자부한다. 


▼ 아래의 링크를 통해 나의 '마음을 돌보는' 매일 세 문장 쓰기 모집 ▼

(브런치 작가들은 세 문장이 아닌, 세 문단 쓰기)


둘. 소규모로 모임을 기획하기


뉴노멀. 새로운 일반화가 점점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요즘.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모이는 게 소위 '힙'하다고 불리던 때가 있었다면 지금은 소규모 단위로 모이는 게 당연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걸 불편해하는 요즘. 공간 자체를 소규모로 모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소규모로 모이고 그 외 사람들은 영상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래서 나의 언어는 무엇일까


요즘 내가 집중하고 있는 나의 언어는 무엇일까. 쓰는 걸 추구하면서도 쓰지 못하는 삶. 쓰는 걸 좋아하면서도 쓰는 게 결핍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쓰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원고가 들어오면 마다하지 않고, 새로운 강의를 만들고 누군가와 만난 것을 적어 내려 가는 것.


매일 같은 공간에 출근해 같은 풍경을 보면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 우리의 공간에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했다. 내 공간에 애정이 있는 만큼 누군가도 이 공간을 그만큼 사랑해주기를 바라며. 쓰는 대로 이뤄지는 삶을 살아왔기에 누군가도 나처럼 쓰는 대로 이뤄지는 삶을 이룰 수 있었으면 했다. 


속성을 짚는 명확한 언어. 브랜딩 빌딩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Writing is better for Life



브런치를 쓰는 작가들은 분명히 알 것이다. 쓰는 것이 삶을 이롭게 만듦을. 쓰는 것을 통해 나의 전 궤적을 돌아볼 수 있고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을 테니. 정말. 쓰는 것은 우리의 삶을 이롭게 만든다. 그리고 쓰는 것은 다시 한번 나를 신뢰할 수 있는 계기를 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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