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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Aug 03. 2021

또 다른 나의 자아, 소비

소비를 통해 나를 드러내 봅니다

한창 직장 생활을 할 때 였던 것 같다.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소비였다. 월급을 받는 날이면 엄마, 아빠를 모시고 하늘과 맞닿아 있는 곳에서 스시를 먹는다던지 남자친구를 위해 (현 남편) 옷을 한 벌 사준다던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위한 콘텐츠 구매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에는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소비할 겨를이 없다. 딱히 월급날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관계에 있어서 큰 스트레스를 받는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를 위해 고민할 시간 조차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쓸 때 예전과 똑같이 생각하는 건 딱 한 가지가 있다.

"이 돈을 쓰는 게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


소비를 통해 나의 생각 드러내기


사람의 모든 행위에 있어서 행복은 필요충분조건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2011년 한 언론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10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돈과 행복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우리나라는 10명 중 9명이 돈과 행복은 관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소비하면 무조건 행복한 건 아닌데. 소비를 통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과는 달리 나의 취향을 자신있게 드러내는 게 자연스러워지고, 나의 신념 자체에 대해 설명하는 걸 꺼리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소비의 행태를 표출의 현상으로 설명하게 됐다.



'미닝아웃(meaning)'이라는 단어는 2018년부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왔지만, 코로나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물건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나의 철학을 담은 가치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미닝아웃 한다고 일컫는데 결국 이들의 소비는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 컵 사용량이 이정도라고


나 역시 카페(코앤텍스트)를 운영하며 고민거리가 너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일회용품을 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일례로 더운 날이면 테이크아웃 컵을 쓰는 빈도수가 많아진다.


"우리 같은 카페들이 얼마나 많을까."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가게가 나뿐만이 아니라,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실제로 실천하시는 분들을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4월에 알맹상점에 다녀오면서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실제로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게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작용을 하는 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환경을 생각하는 텀블러를 사용하면 1천원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좋은 궤적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에세이를 쓰면서 제가 제일 행복한 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각자의 경험을 간접체험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커뮤니티 안에서 삶의 원동력을 얻게 되어서 행복한 기분. 최근에는 공간을 운영하면서 클래스, 모임 활동 외에도 좋은 궤적을 만들어 나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나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소비에 이어, 나의 신념에 맞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감했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가게 사장님, 비건 맛집과 카페를 소개하는 비건 지향형 크리에이터까지.


그들을 위해 코앤텍스트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무언가를 시도할 때, 함께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했던 나로써는 '함께함'과 '지지'를 보여주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내가 시작하기로 한 건, 오프라인 공간 안에서 나의 가치, 신념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면 어떨까 싶었다. 소통을 통해 한 발자국 더 가깝게 나의 꿈을 향해 발자취를 만들어주는 것이 어떨까. 나의 맥락 나아가 나의 브랜드의 맥락을 찾을 수 있게 '코앤가치'를 해 보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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