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예지 Apr 26. 2023

정말 피카소가 그림을 베꼈을까?

피카소는 매일 그림을 그리는 도둑이 되었다

현대에도 칭송받고 있는 미술 작가 피카소는 3만여 점의 작품을 그린 성실한 작가입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큰 논란거리가 있습니다. 피카소가 그림을 베꼈다는 건데요.


1. 피카소가 정말 그림을 베꼈을까?


그렇습니다. 피카소는 그림을 베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천재 미술가였던 피카소는 본인의 수준과 비교하여 학교가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학교를 빠진 피카소는 마드리드 시내를 떠돌다가 프라도미술관에 갔습니다. 그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처음 "발견"했죠.


시녀들을 발견한 순간 피카소는 배울 대상을 찾았습니다. 매일 프라도미술관에 가서 하루종일 그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시녀들을 따라 그리고 나서 또 다른 그림들도 따라 그리며 피카소는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배우고 본인만의 노하우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방을 했다고 이야기할 때 피카소는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Copy)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Steal)"라고 말했습니다. 위대한 예술가가 되려면 모방을 넘어서서 그 그림을 본인의 것을 만드는 한 큐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죠.


2. 모방한 피카소는 어떻게 유명해졌을까?


자신의 핵심 철학을 중심으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확고한 나의 정체성이 있을 때, 진짜 나의 것으로 훔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된다면 나의 차별성을 중심으로 모방하는 대상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됩니다.


"나는 그림을 결코 예술작품으로 그리지 않는다. 모든 것은 연구이다. 나는 끊임없이 탐구를 하며 내 모든 시도는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나는 그림에 번호를 매기고 날짜를 기입한다."


시녀들(1656년), 벨라스케스


처음 시녀들을 모방할 때 피카소는 스승의 그림을 통해 학습한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노년이 된 피카소는 60년 전 처음 만났던 시녀들을 다시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입체파라는 자신의 화풍을 완성하고 나서 시녀들을 입체파 스타일로 완성하여 58점을 그려냅니다. 수없이 모방하며 기존 그림을 수정하고 개선해 나간 거죠.


3. 그렇다면 어떻게 훔쳐오면 좋을까?


집에서 먹던 카레라이스가 기억납니다. 이 카레는 일본 음식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이십 대 중반쯤부터 인도식 커리를 먹게 됩니다. 그때 알게 되었죠. 인도 커리의 영향을 받아 일본식 카레라이스가 생겼음을요. 또 다른 예로는 프랑스의 오믈렛을 변형한 음식인 오므라이스도 있더군요. 이렇듯 일본은 다른 나라의 음식을 일본의 것으로 만드는 모방 작업을 합니다. 국가적으로 잘 훔친 예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게르니카(1937년), 피카소


결과적으로 나의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좋은 소스를 주입해야 합니다. 핵심 철학을 건드릴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을 발견해야 하죠. 발견하는 과정에서 그 소스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꾸준히 기록하는 건 물론이고요. 발견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은 다시 또 모방으로 돌아옵니다. 좋은 소스들을 보게 되면 일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나아가 생산성이 올라갑니다.



오늘의 질문: 내가 모방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요?

1. 내가 롤모델로 잡은 사람이 있나요?

2. 그 사람은 어떤 작업을 하나요?

3. 작업을 똑같이 따라 해봅니다.

4. 나의 철학에 맞춰 변형해 봅니다.


사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모방을 합니다. 매일 함께 생활하는 엄마를 따라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는 친구들을 따라 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모방은 삶의 일부입니다. 모방을 하고 싶지 않더라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모방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창의력의 비결은 어디서 모방했는지 숨기는 방법을 아는 데 있다."


<참고자료>

직관, 은지성 저

70세 넘은 피카소가 다른 화가의 그림을 모방한 이유, 이병주, DBR

매거진의 이전글 남들보다 시급 2배로 받는 비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