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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예지 Aug 26. 2024

<더 인플루언서> 그리고 진심

진정성이 더욱 중요해진 세상


멀리 있어도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기 쉬운 세상이다. 랜선 이모, 랜선 맘 등이 생기는 이유는 작은 화면 안에서도 그들의 진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랜선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이 아니라, 수도 없이 많다. 사실 내 삶을 신경 쓰기도 바쁜데 도대체 왜 그들의 라이프를 응원하게 되는 걸까? 그 이유가 궁금했던 나는 밥을 먹다 <더인플루언서>를 켜게 되었다.


첫 화부터 파격적인 그들의 등장 때문에 입이 쩍쩍 벌어져서 밥을 먹기도 힘들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 내가 경험하지 않았던 플랫폼인 틱톡 인플루언서들. 77명의 인플루언서 중 고작 아는 인플루언서는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다. 그것도 티비에 나온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세상


인플루언서의 정의는 말 그대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다. 소셜미디어 혹은 플랫폼에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사람이 그들의 게시글, 스토리 혹은 릴스 등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누구나 충분히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더 인플루언서>의 출연진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없는 단 한 가지가 있다고 느껴졌다.



나라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성. 캐릭터성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일단 나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특출 나게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지속할 에너지가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는 과정이 존재했다. 그 과정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그들의 자체 채널에 올리면서 시작된다. 초반에는 반응을 얻든 말든 무조건 나를 인지하는 과정에 몰입하면서 한 두 사람이 조금씩 그들의 팬이 되는 시간을 쌓아가는 것이다.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충분한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다면 불특정다수에게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할만한 마음을 먹기란 참 어렵다. 매일 유튜브를 찍겠다고 한 주에 한 번씩 결심을 하지만, 그게 어려운 이유는 단 하나다. 영상을 찍는 과정이 어려운 게 아니라, 내 영상이 보잘것없을까 봐. 그게 매력이 있을지 나의 캐릭터성에 대한 여전한 의문 때문에. (그래도 꼭, 시도해 보리라!)


인플루언서가 내 삶에 끼치는 영향력


과정을 공유하면서 그들의 초보 시절부터 전문가가 되는 여정을 함께 확인한다. 그렇게 넘어지고 부딪히면서 실패할 때마다 팬들이 그들을 응원해 준다. 다시 할 수 있는 힘이 팔로워를 통해 채워지기도 한다. 그게 인플루언서가 아닌 사람들을 인플루언서로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3화쯤, 각자 방에 들어가 라이브 방송을 켰다. 그리고는 10분에 한 번씩 시청자수를 체크하여 탈락, 생존을 결정하는 방식의 서바이벌을 진행했다.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당혹스러움 그리고 진심 두 가지 모두를 느낄 수 있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충격적인 썸네일을 보여주는

게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10분에 한 번씩 더 자극적인 멘트로 충격 요법을 주는 모습에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나부터도 자극적인 썸네일이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눌러보고 나서 늘 실망했던 지난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뷰티 인플루언서 이사배의 눈물에서 진심을 보았다. 다른 인플루언서들과의 충격 요법과는 달리, 이사배는 기존에 본인의 방식을 고수했다.


“언니, 라이브 켜 놓고 자도 돼요?”



점점 길어지는 라이브 방송에 잠이 온다는 팬들의 댓글을 보고 그녀의 눈에 가득 눈물이 차올랐다. 끝까지 응원하고 싶다는 팬들의 진심으로 이사배는 미안함, 고마움, 안타까움의 복합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엉엉 눈물을 흘렸다. 1세대 인플루언서로 늘 사랑받는 이유를 여기서 발견했다. 얼마나 진심으로 팬들의 고민을 본인의 고민과 동일시했을지, 공감 능력이 뛰어난 따스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지막 우승자는 오킹이라는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우승자임에도 그는 그만한 유명세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프로그램 시작 전에 가상화폐 투자 논란이 있었다. 물론 결론 나지 않았으나, 사기 코인이라는 언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라이브로 팬에게 사과했지만 그의 진심은 팬에게 충분히 닿지 않았다. 엄청난 분노와 배신감이 댓글에서도 느껴진다. 프로그램 안에서 선한 영향력이 본인의 키워드로 가져온 것(지속적인 기부)과는 상반된 일을 했다는 게 진심을 의심하게 되는 계기가 아니었을까.



<더 인플루언서>가 던진 의미


소비자가 많던 세상에서 이제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어졌다. 그 말인즉슨 우리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많은 생산자가 생기는 요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건 바로 진정성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이사배였다. 꼼화 아가씨들의 뷰티 고민에 대해 성심성의껏 답해준 지난 6년 간의 시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영상이었달까.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도 플랫폼의 특성을 꾸준히 공부하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글 쓰기를 좋아하고, 글 쓰는 게 일상이 된 나에게 늘 묻는 공통의 질문들. ‘글감은 어디서 찾아요.’, ‘글은 어떻게 시작해요?’, ’ 일상생활을 어떻게 글로 연결해요?‘ 수많은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그 지점부터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생긴다. 진심으로 글 쓰기를 전파하고 싶다는 내 진심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참 그리고 내 롤모델은 이사배 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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