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2로 보는 리더의 태도
속편은 재미 없을 거라는 편견을 깨고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던 인사이드 아웃 2. 주인공 라일리에게 새로운 감정이 생기며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긍정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라일리가 불안의 감정이 커진 건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변화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함께 명문 고등학교를 들어갈 거라 기대했지만, 본인과는 다른 길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그녀에게 '불안'이라는 새로운 감정이 들어선다. 고등학교 진학과 친구와의 관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라일리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여기서 자세하게 살펴봐야 할 장면이 있다. 불안한 감정이 앞서는 탓에 본인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자꾸 따라 한다.
1. 레퍼런스와 모방은 다르다.
롤모델을 삼은 하키 선배 OO은 라일리에게 모든 부분에서 귀감이 된다. 말투, 걸음걸이 그리고 헤어스타일까지. 세세한 것까지 따라 하면 라일리 또한 명문 하키부에 들어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가능할까. 분명한 건 레퍼런스와 모방은 엄연히 다르다.
모방은 나의 고유성 없이 타인의 모든 것을 동일하게 따라 하는 행동이다. 라일리가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의 베프들은 라일리를 보곤 '진짜 라일리가 아니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곁에서 멀어진다. 이와 반대로 레퍼런스는 인용, 참고로 뜻을 풀이한다. 가장 중요한 건 나의 고유한 생각을 기반으로 누군가를 참고하여 나의 것으로 만들게 된다.
2. 모든 팀원에게 잘 보이고 싶다.
목표로 한 고등학교 하키 멤버들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라일리. 기존에 신뢰를 쌓았던 베프 친구들과 지내기보다는 나를 아예 모르던 사람들에게 나를 잘 포장하고 싶었다. 진짜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타인이 좋아할 것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서일까. 결국 그녀의 진심은 잘 전달되지 않는다.
라일리에게 불안이 나타난 이유는 결국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적응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과정에서 불안이 배가 된다. 게다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모든 것을 다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본인이 잘하지 못하는 것들, 그리고 싫어하는 것들도 좋아하는 척을 하다가 결국 탈이 나버리는 그녀. 게다가 내가 다 해내겠다는 욕심 때문에 누군가를 돌아보지 못하고 혼자 돌진하면서 욕심 가득한 모습의 라일리로 변신한다.
그녀의 머릿속은 너무 복잡하다. 라일리의 삶의 불안을 낮추려 철저한 계획을 세우며 대비하려는 불안. 다양한 경우의 수를 대비하며 오히려 명료한 선택이 어려워진 라일리의 감정 계기판은 결국 폭발하기에 이른다. 완벽을 추구하고 싶었던 불안이는 라일리의 기준이 아닌 '타인의 기준'으로 나의 계기판을 다스린다. 타인의 눈빛, 말투 등에 집중하면서 심각하게 불안이 나를 옥죄고,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아무것도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불안이 심각해진 라일리는 공황장애를 마주한다.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늘 잘해내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모든 경우의수를 다 따지다보면 일을 해야할 시기를 놓친다. 리더가 불안감으로 갈팡질팡하는 사이 그를 따라 항해하는 사람들은 더 심각한 불안감을 가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불안이가 감정 계기판을 엉망으로 만들때, 조이(기쁨이)와 그의 친구들은 모든 것을 원상복귀하려 노력한다. 불안이가 헤집어 놓은 라일리의 마음을 제자리로 돌려 놓기 위해 행동한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모두 쓰레기장에 모아두고 (숨겨두고) 긍정적인 감정으로만 라일리를 정리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는 늘 긍정적인 순간만이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큰 배움이 오는 시기는 바로 실패의 순간이다. 부정적인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지점의 해결책을 깨닫게 된다.
라일리가 늘 행복하기만을 바랬던 조이는 이제 안다. 항상 기쁠수만은 없다는 것을. 모든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 또한 라일리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점. 부정적인 감정, 부족한 것들을 모두 인지하고 기억할 때,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점을 말이다.
좋은 리더는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잘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양면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진 이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는 모두 리더가 된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강점이든 약점이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자. 라일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