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연 May 04. 2020

성숙한 연애에는 약자가 없다

"연애, 다시 배우기"





누가 이딴 말을 만들었어? 연애에 있어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이란 말.

이놈의 약자 콤플렉스에 10년을 넘게 시달렸다. 첫 번째 에세이 '엄,왜,울' 에도 쓴 적이 있지만 '나는 상대가 뒤돌아 보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뒤돌아보는 여자'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인간관계에서 언제나 무리하게 배려하고 맞추는 태도였는데, 연애도 인간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것이 손해라는 생각이 들면 관둬버리면 그만이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일은 나에겐 즐거움이다. 이래서 수많은 연애 에세이에서 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자신이 상대에게 '먼저 배려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연애에서도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는 일이 '약자'여서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일 뿐인 것이다.


 배려하는 성향을 A, 배려받는 쪽을 B라고 하자. 자신의 성향이 A가 아닌데 연애를 하면서 자꾸 맞추고 양보하는 쪽이 되는 거라면, 문제가 있다. 진짜 내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애를 함에 있어 양쪽 모두 적절히 상대를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배려나 양보는 언젠가 참을성이 동나기 마련이다. 운이 좋다면 나와 같은 성향의 A를 만나겠지만, 삶은 언제나 마이너스와 플러스가, 음지와 양지가, 행운과 불행이, 홀과 짝이 존재하더라.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양보가 많은 사람과 어울리게 되어 있고, 이타적인 사람들은 타인의 행복을 보며 만족감을 느낀다. 그러니 A는 B를 만나는 게 당연하다. 대신, 이 모든 룰에는 인성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약자라고 생각이 든다면, 연애에 있어 을이라고 생각해 계속 서운함이 쌓인다면... 우선 나를 인정할 것. 그런 후에는 이 배려를 감사히 받을 수 있는 사람, 그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을 사랑할 것.


제대로 된 사랑에는 약자와 강자, 갑과 을은 없다.

작가의 이전글 연인이 감정쓰레기통은 아니잖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