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엔딩 - 이도연 소설
소설, 비혼엔딩의 문장을 소개합니다.
이제는 나를 위해서만 살고 싶다.
고등학교 동창, 대학 동기, 직장 동료의 결혼식까지…. 결혼식은 청첩장을 받으면 으레 당연하게 참석했다. 친구의 첫 결혼식은 어른이 된 기분에 퍽 설레었다. 내가 주인공도 아니면서 백화점에서 고르고 골라 비싼 원피스를 사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했다. 그땐 왜 그리 어른이 되지 못해 안달이었는지,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닌데. 그땐 그걸 몰랐다.
사람들은 왜 결혼을 할까? 혼자서 외롭게 늙는 게 두려워서?
아니면, 그냥… 그럴 나이라서?
입구에 선 직원은 표정 없이 식권을 받아 갔다. 키오스크를 하나 들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축의금을 넣고, 식권을 뽑는거지. 오만 원을 넣으면 한 장, 십만 원을 넣으면 두 장. 너무 정이 없지 않냐고? 노골적으로 돈과 식권을 맞교환하는 K 결혼문화는 세속적이다. 축하는 핑계고 뷔페는 수금을 위한 명분이다. 식장의 식사 가격이 사만 원이 넘어가면서부터 오만 원을 낼 거면 안 가는 게 도와주는 거란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십만 원을 내고 남편에 애까지 데려오면 본전이나 뽑으려 드는 눈치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이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