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연 Oct 14. 2018

프롤로그 : 드라마처럼 살아라

책 <엄마, 왜 드라마 보면서 울어?> 中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 건 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인생이란 너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 통수를 치는 법이 없다고

나만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하지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다 별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 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우리는 너무도 젊어, 모든 게 별일이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中






드라마처럼 살고 싶었다. 


여배우들처럼 미녀는 아니지만, 근사한 남자를 만나 역경들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 하고 해피엔딩이 되는, 권선징악이 분명한 착한 드라마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지독하다. 매번 치졸하고 찌질하고 비겁한 남자들만 사귀었고, 그런 놈들에게 상처받고 울기 일쑤였다. 현실엔 멋진 실장님은 없고, 회사에는 미친놈만 가득했다. 지독한 현실에서도 드라마 같은 사연은 쏟아졌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겪은 10대의 방황, 내 몸 하나 뉠 방 한 칸이 없는 서러움에 눈물 흘렸던 서울생활, 부모님의 반대로 남자에게 차여버린 서른넷의 처참했던 기억. 막장 드라마 소재로 쓴다고 해도 어느 하나 시시하지 않을 내용으로 인생이 채워지고 있다.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나의 인생 드라마에서, 지금 몇 화쯤의 이야기를 겪고 있는 걸까. .


‘누구나 사연은 있는 거야, 산다는 건 누구나 똑같아.’라고 다독이는 드라마 대사에서 깊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좋아하는 대사들을 마음에 꼭꼭 눌러 담아 글로 풀어내며 인생 드라마로 손꼽는 몇 작품은 부족한 경험과 표현의 미숙함으로 빠지게 되었다. 아쉬운 일이지만 조금 더 살아낸 후에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명대사를 써 준 드라마 작가님들 모두를 존경하고 존중한다. 

 이 책을 통해 자아를 고백하고, 내 생애를 되뇌며 쓴 글들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지 않길 바란다. 무엇보다 엄마가 나의 글들을 보며 울지 않길 바란다. 해피엔딩을 향해 가는 내 인생 드라마는 결방 없는, 현재 진행형이다. 본방 사수 하시길!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인생 드라마에서,

나는 지금 몇 화쯤의 이야기를 겪고 있는 걸까."






대사 발췌 : 그들이 사는 세상 KBS  /  극본 노희경




드라마 명대사를 인용하여, 작가 개인의 삶을 이야기 한 에세이 "엄마, 왜 드라마 보면서 울어?" 의 브런치 연재 글을 모아, 브런치 북으로 재 발간합니다. 출간 후, 작가가 직접 일부 수정하였으므로 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엄왜울'의 종이 책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