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mantic Eagle Jul 08. 2020

Thanks for letting me like you

널 좋아하게 내버려 둬 줘서 고마워.

사랑한다는 말이든,

고맙다는 말이든,

미안하다는 말이든,

뭐, 이렇고 저런 말이든,


말이 나올 만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기쁨에 찬 말이든, 슬픔에 찬 말이든

들어주는 사람의 입장과

무관하게 난무한다.


뭔가를 좋아하려면

그것에 대한 감당할 만한 정보가

충분해야 했다.


뭐든 이 쪽에서 감당 가능한 선상에서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방식으로

"좋아하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은

그 역사를 시작하는 듯했다.


그리하여

"사랑한다"라는 가장 이기적인

문장을 제일 성가시게 여겼던 사람들 중

하나로서, 그리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사랑한다"라는 말을

하려고 하니, 꽤 거부감이 드는 방식으로

그 말이나 할 줄 알아야

내가 그래도 얼마나 그를 아끼는지

설명이 가능할 것 같은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그른 것 같길래

"사랑한다"라는 말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I love you.


그냥 안녕하세요.처럼 접근하기 쉬워져서

내뱉은 건지, 마음에 넘치는 그 모호함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던진 건지,

구분할 수 없었던 선이 생겼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한 순간.


말에 책임을 지기엔 서류가 버겁고,

헤어지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기에는

그래도 살아야 하는 날들이

버거운 바로 이 시점에서,


결혼해 본 적이 없는,

두 사람이 결혼을 선택하기에는

이미 전례 있는 케이스들이

결혼의 득과 실을

적나라하게 영상화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 사람 없이는

이미 죽을 것 같은데도,

내 마음의 유연함과 완전히 무관하게

사회는 서류에 적합한

은행 잔고, 직업의 유무,

보험증서 등의 증명서를 요구한다.


2 주 정도 뒤에는

생이별해야 하는 사람과도

7월의 어느 수요일을

아주 일반적으로 보내야 하는

이 시각을 지탱하는 시공간이

거짓말 같아서

갑자기 역겨움이 몰려온다.



다섯 걸음만 걸으면

다가가서 안을 수 있는 사람을

두고도

지금 이 시각 일을 하고 있는 저 사람에게

그 사람이 집중하고 있는 일

이상의 존재가 되지 못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웃기고,

좋아한다는 말이 진부해서

아무 말도 안 하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가야 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정의하고 살아야 했던

나는 기어코 또 하나의 이별을 앞두고

청혼을 할까... 하다가도



« 결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다.


기껏해야

내 멋대로 좋아하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말로

아름다운 작별을 연극화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정말

비자 하나 때문에

멈춰도 되는 우리인지

묻고 싶은데,,,


내가 알지 못하고

입으로 옮긴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이 된 그는 목이 부어서

말을 하지 못한다.


Love disease.


사랑이 결론적으로는 병인 것인지,

사랑으로 결실을 맺은 병인 것인지

경계를 알아내려 하기에는

이미 타인이어야 하는 당신을

내 곁에 둬도 되는 거냐고 묻고 싶은데,


저 사람이 너무 아파서

나를 보는 눈에 초점이 없다.



내가 책임지고 싶은데,

책임을 지는 쪽이 되고 싶은

저 남자는

나만큼은 필요로 할 수 없음에

괴로워 보인다.



Thanks for letting me like you.


and sorry that you have to go through

everything

that you were not supposed

to have gone through

only because I had kissed you.


I love you but don't listen to me.


and get well soon so I'd be sick.


for leaving you.



I love you.

작가의 이전글 제자리에 갖다 놓을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