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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Jul 30. 2020

사랑해

if it means anything to you...

"he had my best smile. ever.

now that he's not around.

I don't need to smile."



"내 가장 최고의 웃음을 가진

그 사람이 사라진 차원을 견디는 건

웃을 필요가 없는 생명체의 죽지 않은

상태에 불과했다."



서른의 초기는

타인을 "임신"할 때

타인을 자신의 인생에 들여놓을 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급해서도 안되고

어려 보여서도 안되고

직업이 없어서도 안되고

돈이 없어서도 안되고

미숙해서도 안되고

아직도 인생을 모르겠다고 울적 여서도 안되었다.



급하고, 어리고, 직업이 없고,

돈이 없고, 미숙한 나는

그렇게 아무것도 없이 살기로

결정한 내 서른의 초기에

누군가를 만났고,

그는

내 애착의 방향과 결과로 다가왔었다.



그러나 급하지도 않고,

어려 보이지도 않고,

직업도 있고, 돈도 있고, 미숙하지도 않고,

지켜야 할 친구들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로 둘러싸인 그에게

나는 결국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자유로운 영혼쯤으로 인지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선택한 인생이지만,

내가 선택한 적 없듯 흘러가는 방식으로

나는 그래 왔던 나에게 더 가까웠다.



그가 만들어주던 것처럼

토스트를 막 만들어보고,

같이 만들던 음식을 막.

만들어보는데,


어떠한 행위는

그 상대와의 절묘한

공동의 의도가 있어야

그 행위의 밀도가 의미 있게

인식되는 것만 같다.



빵 두 장 안에 그가 항상 치즈와

햄을 넣어줬는데,

이제 그 빵을 먹기는 하는데

그래서 아직 마르지 않은

여권의 도장만큼

아직 on이기를 바라는 만큼

그 빵을 먹기는 해야겠는데.


종이 세 장을 버터에 구워 먹는 것만 같았다.



같이 마시던 커피도

혼자 마시는 바람에

카페인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내가 거쳐 온 차원들이 모여

나는 그 방랑하던

존재의 의미와 싸우던

삶에 이제는 끝이라는 도장을 찍고

덴마크로 떠났는데.

어떤 '사람'에게도 정착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는데,



그의 눈과 손이 잡은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내 의식은 그에게 정박해놓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특정 남들은

남자들이 놓아주지 않아서

계속 연인으로 존재하던데,

내가 따라 해낼 수 없는 것은

분명히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질문 대신

내가 하는 질문에 답만 해주는

그래도 매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저 마음이 예뻐서

하루빨리

놓아주고 싶은데,



며칠만 더 모른 척

잘 지내냐고

귀찮게 하다가

내가.

놓아줄게.




서른 즈음 나는

그래서 만난 너를

마감 기한으로 생각하고

결혼 이야기를 꺼내고는 했지만

내 마감 기한이

곧 다른 사람의 마감 기한일 수 없는

그 절묘한 어긋남이 우리를 만나게 한 만큼

우리를 제대로 헤어지게 하는 그

이별 공식이 버거워 또 울다가

눈에 핏줄이 터졌다.



hey, If I had lived an angle different, I wouldn't have met you.

and you wouldn't have loved me.


1도만 다르게 살았어도 너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으면 너는 나를 사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 대신 나를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했던.

자기가 아끼는 사람이니까

나보고 나를 부탁한

그 사람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


그가 살게 한 내

"내용 없는" 인생도 이제는

그 "잊고 살아야 하는" 기억 때문에

적어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네가 아니라서

나는 덜 친절한 방식으로

"그래도 웃고 있다."라고 말하는

웃음 하나는 만들고 살겠지.

그래 봤자 아무도 그 웃음의 출처에

관심 없겠지만.  



ne Agi. 

사랑해.

 

if it means anything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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