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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Aug 24. 2020

시시각각 사이에  기생하기

너 없이는 못 산다고.


라는 생각이 지난 다음 시각에는

뭘 먹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시선이 노을에 빼앗기면

노을이 나를 바라보게 잠시 너를 잊어보았다가,

노을이 진 순간, 슬픔의

향기가 옆 사람이 피는 담배 향기의

힘을 빌려서

내 코 앞에서 서성이면

아마 나는 너를 생각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도 전에

눈물이 뚝 뚝 떨어진다.



그립다는 것이

이제는 거짓말에 가까워지는

30일이 지난 지금,

그래도 떨어지는 눈물의

이유가 니가 아니라면

나는 왜 우냐고

묻는 사람들한테

노래가 슬프다고 둘러대고는 한다.


울 때마다 일그러지는

인상이 못생겨진다.


그러다 보면, 잠시

인스타에 시선을 빼앗겼다가

응시하고 있는 창 밖의 어느

구름을 보며

메여오는 목이

목이 아파서라고 하기에는

약을 한참 먹었어도

그 구역의 근육은 나을 생각을 안한다.



이 여유가 나를 그리움의 밭으로

밀어넣는 게 아닌 것이 아닌 방식으로

아직까지는 너랑만 있는 공간에서

네가 잘 자라는 말에 눈을 감고,

너를 깨우려고 하는 문자에

떨리는 심장을 놓고 싶지 않은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의 밀도에서 너의 향기가 사라지고 있다.



겁나.


이런 감정이 존재의 우위를 차지하면

참,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꽤

서툴러보이고, 꽤 혼자만의 세상에 갇힌

아기로 보이는 방식으로


너를 잊은 세상을 아무렇지 않게 살

여력이 없는 지금,

나는 그냥 혼자 힘듦의 바다에서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짠물을 흘리며,

아직도 네가 나를 사랑하기를 바라지만,

"바람"은 내 머릿속에서나 존재했다.



뻔한 기록을 남기며

뻔한 잠을 자고

뻔한 밥을 먹고

뻔한 대화를 나누겠다는데

그 상대가 "너"가 아닌 것에

결벽증을 느끼는 방식으로

현재 주위로부터 소외되는 나를

말릴 길이 없었다.



기어나와야하는 동굴에서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이는

10년 동안 해외 생활을 하고 돌아온 것과

무관하게 꽤

아직도 유아의 냄새가 난다.


베이비...



아기가 왜 우는지 알 것 같다.

세상에게 나를 이해시킬 만 한 단어를

찾지 못해,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행복을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불행을 설명하기도 글렀다.



헷갈려서 쓰기도 힘든 글을

힘을 내어서 써 보는 방식으로

오늘까지만.



아프자. 라고 딱 말해놓고는

내일되면 또 나는 아플 것이다.



의식을 말릴 재간이 없다.

의식적으로 자꾸 나와야하는 방법만이

나를 살게 할 것 같은 방식으로

일그러지는 얼굴을 펴게 될 날을

맞이할 웃는 얼굴을 짓기 시작해야겠다.


이 글이 나를 자꾸 이 기억의 연못에 머물게 한다면

글을 잠시 떠나야겠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또 글을 쓰겠지.



이것과 같은 맥락으로

나는 네가 보고싶은데.


볼 수가 없다.



보는 게 문제라면, 사진을 보면 되는데,

사진으로 안되겠는 것을 보면,

사진으로 속이기에는

너무 영악해진 방식으로

이제는 "보고싶다"는 말도

거짓말로 들린다.



피부과에서 내 이름을 부른다.

얼른 들어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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