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개월
죽어버리겠다고 소리쳐서
사라지겠다고 협박을 하려 해도
같이 연기에 임해 줄 사람이
없다.
답장하지 않으려면
나랑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문자를 하고 싶어도,
그 문자를 하고 나서
다시 연락을 할 사람이
누군지 나는 이미 알았기에
연락이 올 때까지 3-4 시간을
그렇게 그 답장만 기다리다
지쳐서 잠도 오지 않는 새벽 5시
그렇게 온 대답이
단지 단답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 문자에 칼답 하는 나를
지켜보는 내 맘은 어떻겠어.
같은 말과, 단어와,
목소리를 너무 반복해서
나는 어디서부터 내 목소리를
들어줘야 할지 모르겠다.
내 목소리를 거쳐 들리는
가장 가까운 상대방의 목소리는
거의 30여 년 동안 잔소리에 가까울 뿐이었고,
이제 집을 나가라는
통보에
내가 다시
오지 않는 연락의 주체인
당신과의 대화가 담긴 인박스로 가서
당신이 답 안 할 거 아는데도
그냥 당신이 읽음을 확인했다는
그 아직도 우리가 있을지도 모르는
그 잔인한 확인 방법으로
오지 않는 답장은
내가 돌아갈 곳이
뜨겁게 사랑했던 당신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면
왜 사냐는 그 말이 나오기도 전에
존재가 거품이 되어버린 현실이
온전히 내 등판을 쓸어내려가며
갑자기 돌고 있는 눈물은
중력에 의해 뚝
뚝
떨어진다.
이제 울고 있는
나를 봐도
또 저러냐며 쳐다보고
일을 나가는 엄마의 서늘한
굿바이도,
더 흘릴 눈물 없다고
지장을 찍은 나로 하여금
울게 한다.
가장 사랑한 사람과
부득이한 이별을 하고도
살아야 하는 사람은
그 이별이 정당화되는
지나는 하루하루를
멈추지도 못한 채,
그렇게 흘러간 세월이
버젓이 슥 내미는
"시간이 약이라"는 편지를
찢어도
더 이상 기억해 낼 힘이 없어지고
그리하여 더 이상 그가 내 현실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리하여 나는
"죽고 싶다"의 의미를
잔인하게 깨닫는 방식으로
구인 광고를 쳐다보며
울고 있는 것이다.
인마, 니 현실은 여기라고.
더 이상 빈 말, 허상 따위 반복할 명분도
니는 없다고.
그 남자랑 꼭 나쁘게 끝을 봐야
끝난 사이라는 것을 깨달을 기가.
그 사람은 이미 그 사람의 현실을 살고 있다고.
니만 이렇지.
얼마나 더 바닥을 찍어야
기어올라올래.
... 너무 답답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 얘기를 하고 싶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하거든.
나는 종종 그래.
누가 그러더라.
끓는 물에 손을 넣으면
뜨겁다고 손을 빼야 하는데,
이 물은 끓는 물이 아니라며
혼자 자기부정하고 있으면
다치는 건 나라고.
나 이외의 사람들은
핑계라고,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일을 이렇게 만든 건
바로 나라며,
고소하다는 마음을 숨기고는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도
내가 무얼 잃었는지를
공감해야 할 만큼
여유도, 마음도, 이유도 없었다.
그 모든 잘난 현실적인
당신네들의 프레임이
너무 아파서
혼자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아봐도
연락 없는 당신이 더 나를
숨 막히게 하는 바람에
거실로 나가서
가장 가까운 타인들에게 얼굴을 비추지만
그들의 눈을 맞추고 있어도
내 마음은 멀리 있는 그를 향하고
말은 하고 있는데,
내 목소리는 음소거가 되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들리지만
귀가 막혔는지,
나는 다시 당신과 나의 세상이 있었던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아무도 볼 수 없는 영화를 재생한다.
내가 웃고 있다.
희미하게.
그러고 나서는 항상
난 내가 우는 걸 봐야 한다.
아직도 슬픈 혼잣말을 하며
웃는 버릇이 있다.
Jagi
J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