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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Oct 30. 2020

네 연락처 안의 내 이름에서 인격이 사라지는 시간

: :3 개월

죽어버리겠다고 소리쳐서

사라지겠다고 협박을 하려 해도

같이 연기에 임해 줄 사람이

없다.



답장하지 않으려면

나랑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문자를 하고 싶어도,

그 문자를 하고 나서

다시 연락을 할 사람이

누군지 나는 이미 알았기에

연락이 올 때까지 3-4 시간을

그렇게 그 답장만 기다리다

지쳐서 잠도 오지 않는 새벽 5시



그렇게 온 대답이

단지 단답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 문자에 칼답 하는 나를

지켜보는 내 맘은 어떻겠어.



같은 말과, 단어와,

목소리를 너무 반복해서

나는 어디서부터 내 목소리를

들어줘야 할지 모르겠다.



내 목소리를 거쳐 들리는

가장 가까운 상대방의 목소리는

거의 30여 년 동안 잔소리에 가까울 뿐이었고,



이제 집을 나가라는

통보에

내가 다시

오지 않는 연락의 주체인

당신과의 대화가 담긴 인박스로 가서

당신이 답 안 할 거 아는데도

그냥 당신이 읽음을 확인했다는

그 아직도 우리가 있을지도 모르는

그 잔인한 확인 방법으로

오지 않는 답장은

내가 돌아갈 곳이

뜨겁게 사랑했던 당신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면



왜 사냐는 그 말이 나오기도 전에

존재가 거품이 되어버린 현실이

온전히 내 등판을 쓸어내려가며

갑자기 돌고 있는 눈물은

중력에 의해 뚝




떨어진다.



이제 울고 있는

나를 봐도

또 저러냐며 쳐다보고

일을 나가는 엄마의 서늘한

굿바이도,

더 흘릴 눈물 없다고

지장을 찍은 나로 하여금

울게 한다.



가장 사랑한 사람과

부득이한 이별을 하고도

살아야 하는 사람은

그 이별이 정당화되는

지나는 하루하루를

멈추지도 못한 채,

그렇게 흘러간 세월이

버젓이 슥 내미는

"시간이 약이라"는 편지를

찢어도

더 이상 기억해 낼 힘이 없어지고

그리하여 더 이상 그가 내 현실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리하여 나는

"죽고 싶다"의 의미를

잔인하게 깨닫는 방식으로

구인 광고를 쳐다보며

울고 있는 것이다.




인마, 니 현실은 여기라고.

더 이상 빈 말, 허상 따위 반복할 명분도

니는 없다고.

그 남자랑 꼭 나쁘게 끝을 봐야

끝난 사이라는 것을 깨달을 기가.

그 사람은 이미 그 사람의 현실을 살고 있다고.

니만 이렇지.

얼마나 더 바닥을 찍어야

기어올라올래.



... 너무 답답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 얘기를 하고 싶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하거든.


나는 종종 그래.



누가 그러더라.


끓는 물에 손을 넣으면

뜨겁다고 손을 빼야 하는데,

이 물은 끓는 물이 아니라며

혼자 자기부정하고 있으면

다치는 건 나라고.



나 이외의 사람들은

핑계라고,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일을 이렇게 만든 건

바로 나라며,

고소하다는 마음을 숨기고는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도

내가 무얼 잃었는지를

공감해야 할 만큼

여유도, 마음도, 이유도 없었다.



그 모든 잘난 현실적인

당신네들의 프레임이

너무 아파서

혼자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아봐도

연락 없는 당신이 더 나를

숨 막히게 하는 바람에

거실로 나가서

가장 가까운 타인들에게 얼굴을 비추지만



그들의 눈을 맞추고 있어도

내 마음은 멀리 있는 그를 향하고

말은 하고 있는데,

내 목소리는 음소거가 되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들리지만

귀가 막혔는지,

나는 다시 당신과 나의 세상이 있었던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아무도 볼 수 없는 영화를 재생한다.



내가 웃고 있다.



희미하게.



그러고 나서는 항상

난 내가 우는 걸 봐야 한다.



아직도 슬픈 혼잣말을 하며

웃는 버릇이 있다.



Jagi

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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