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서 그 연락을 기다릴 때가 있었다.
연결되지 않은 그 시간이 얼마나 싫은데,.
누군가의 지옥이
누군가의 천국이라면
그 완벽하게 상쇄되는 이 둘의 기운이
진실이라면
연락이 닿지 않는 곳에서 존재해야
맞는 것인지도 모르지.
그리하여 단답이라도 오면,
그 상대방에게 더 큰 문제는
단답에 덧붙여 시덥잖은 질문으로
할 말 없는 프레임에서
억지로 대화를 쥐어짜는 그
쓸데없는 노력에 또 대꾸를 언제까지
미뤄야 이 사람이
연락을 하지 말라는 말귀를
알아들을지에 대한 시험에 빠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연락. 연락 연락. 연락.
에만 그렇게 빠져있으면
알게되는 것들이 있었다.
만날 수 없는 "연락"
은 언제든 거짓말과
내용없는 말투로 떼울 수 있는
그 시차가 치는 장난의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철저하게 연락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그
사이를 넘나들며
거짓과 진실의 구분마저
희미하게 한다는 것을.
그렇다고 만날 수 있는 사이와
어디까지 진실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수록
나는 이미 얽혀있는 이 삶을
그 사람의 연락 없이
살아야 함에 적잖이
방황 중이었다.
덴마크는 너무 멀다.
옆 방에 있던 사람이
1.7일이 걸리는 사이 플러스
양 쪽에서 2주간의 격리를 해야 하는
시간과 공간의 차이에
있기에,
커피로 정신을 차려 이해하려 할 수록
술로 정신을 흐려 이해하려 할 수록
내일만 더 비참해 질 뿐이었고,
내일이 올 수록 더 못생겨질 뿐이었다.
원형 탈모가 생긴 공간에 몇 가닥의
머리가 나기 시작한다.
연락을 억지로 안한 지 24 시간이 다가올
수록 나는 힘들다.
그쪽에서는 오랜만에 숨통 틔인 일요일을
보내고 있으렸다.
진정 사랑하는 건,
이기적으로 막 그 사람 인생
방해하지 말고
적당히 정신을 흐트릴
취미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는
방식으로 바쁜 척 좀 하라고
주위에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했었다.
솔직히 이제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억지로 그러고 싶지도 않지만,
죽을 이유도 없기에,
진정으로 "삶"과
타협을 해야 한다.
대체 나는 뭘 할 수 있기에,
살아 있는가.
이러한 질문이 의미가 없다.
그냥 일요일을 일요일로 인지하는
어떠한 의식을 가진
여자 사람이 마스크로 걸러지는 정도의
산소를 마시며
일요일 저녁이 19시 33분을
가리키는 것을 보며
내일이 온다면
어떻게 또 연락을 안하는
쿨함을 코스프레 하기 위해
방황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벌써부터 아찔하다.
그래서 제대로 사는 게
뭔데요.
그래서 철 들어 사는 게
뭔데요.
그래서 솔직도 못하고
인내하는 것의 목적은
또 뭔데요.
그리하여 안다.
글이 보장할 수 있는 현실은
와이파이가 터지고
폰 배터리가 충분해야만 하는
조건 속에서나
있다는 것을 .
이렇게 현실을 글로 외주할 수록
더 외로운 건 사실
나임에도 나는 이 글을 쓰는
바로 이 순간에서나
중력을 느끼는 갑자기
꽤 인생이 불쌍해 진
그런ㅋ
덜 울고 싶은
한 때는
누군가의 재롱둥이였던
갓난아기였던
그 쯤에 살던.
사람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