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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Nov 16. 2020

진실이 아파야 할 때, 착각은 달콤함을 가장한 독이라면

ㅎ ㅏ. 우울하다.

=== 아니,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서

감정을 "우울" 모드에 가두지 않으면

멀쩡한 "의식"이 오후의 시간을 보내는

단순한 "사실"이 관통하는 "현재"일뿐이다. 


ㅇ ㅏ, 너무 그리워서 죽겠는데.

=== 아니, 그 사람은 주변에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를 그리워할 틈이 없고,

심심하면 담배를 피우고, 일을 하고, 커피를

틈틈이 즐기고, 절친이 한 명 이상이며,

일주일의 스케줄이 꽉 차 있는 사람이다. 

이미 떠난 "너"를 생각할 일말의 합리적인

"여유"가 없다. 비합리적으로 그리워했다면

이미 연락 한 통은 왔겠지. 


===그렇다고 그가 그립지 않지 않다. 



죽고 싶다.

===라는 말로 잠시 숨을 돌리고 싶겠지.

당장 유리벽으로 가득 찬 현실을 건너뛰어

미래를 살 수 없으니. 죽으면 네가 너를 

니라고 할 기회를 니로 인해 박탈당하는 

거겠지. 네가 상실의 슬픔으로 괴롭다고 

해서 멀쩡하게 살아있는 주위 사람의 세상을

무너뜨릴 권리는 또 어디에 있냐고 묻고 싶은 

방식으로, 실제로 부서진 내 몇 개의 현실들을

의식하고도 그들의 부재를 견뎌야 하는

시공간이 진짜 거짓말 안 하고, 너무 버겁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할 게 너무 많으니까. 당장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없는 방식으로 머리가 너무 큰

버릴 자존심이 없지만, 통장 잔고도 없는

서른네 살을 알바로 쓰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방식으로, 내가 꽤 버거운 루트를

선택해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러면서 화장실에 가고, 샤워하고,

운동하고, 먹고, TV 시청하고, 커피 마시고,

글을 쓰고, 맥주를 마시고, 친구랑 수다 떨고,

오지 않는 문자 기다리고, 계란 프라이를 만들고,

버스를 타고, 마스크를 쓰고, 잠을 자고,,,

그럴 거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내 실패한 인생을 털어놓는다. 

답장을 아주 오래 씹히는 처지라고

털어놓는다.

===그들도 마음 놓고, 나를 씹기 시작한다. 



모든 대화는 

당사자와 시작해서 끝냈으면

수만 가지의 추정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고도, 울 수 있었을 텐데,

이제 너무 많은 감정에 내라는 본래의

인간이 지치기 시작한다.

문자 자체에 문득 역겨움을 느끼지만,

그리하여 그의 소식을 듣는 문자의 공간이

아직도 달콤하다. 내가 로그인을 하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로그 아웃을 해서

들어오지 않는 그의 문자가 2 시간 뒤에 

단답으로 도착하면, 그 "사건"의 일어남에

적잖이 기쁨을 감추지 못해 하는 나를 

거울로 목격했을 때,

나는 그 웃음이 얼마나 공갈인지

이미 아는 방식으로, 쟤를 어쩜 좋나 싶다.



내 힘으로 쟤를 구해 낼 수 

없음을 아는 나는

그에게 확답을 들어야 함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모호하게 오는 연락에서

락을 찾는 여인의 향기가

점점 잿물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진실을 모르는 여인의

웃음이 울음이 되는 날

그게 얼마나 아플지 아는

나는 그럼에도 겪어야 하는

폭풍이 있음을, 그렇게 해서라도



쟤를 현실을 똑바로 보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희미하고 

선명하게 깨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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