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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Dec 23. 2020

인생입니다.
skip 안 됩니다. 거쳐가세요.

내가 사는 세상인데

왜 네가 필요한지 모르겠다지만,

상대가 없었으면 시작하지 않았을

문자의 필요성이었으렸다.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

필연으로 치부되어야 하는

잠정적 우연이었던 방식으로

지금 이 모습을 하고

이런 류의 글을 쓰는

손가락의 뼈를 감싸는 근육과

살을 넘은 지문이 느끼는 일련의

노트북의 "존재"에 의해 

그리고 그 존재로 인해 그려지는

어떠한 특정한 프레임을 결정짓는

의식과 그 의식을 울타리짓는 "국어"시간에

배운 일련의 문법으로

나의 12월 하고도 23일의 어느 저녁은

소용되는 방식으로 



"너를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

"너에게는 무한하게 잊혀지는 방식으로/"



어떤 글의 시작도 

너를 상실한 시점으로 수렴하려는

관성과 근성을 무시하기에는

나는 너를 잃은 자리에서 한 걸음도

더 산 적이 없기에

어쩌면 이 개체의 세상에서는

꽤 합리적인 글의 시작과 끝인 방식으로

누군가에게는 뻔하게 들리는

술 잔을 기울여야 감당 가능한

"동백 꽃 필 무렵"이렸다. 



글이 비겁하더라도 글을 써야 숨이 쉬어지고

그리하여 없는 친구들을 불러오려는 기억의 파티는

자작하는 바람에 점차 그 키가 줄어드는

와인 병의 어느 시점과 그리고 그 시점이

병의 바닥을 서성이는 방식으로

내 심정은 그 바닥보다 더 아래에 있으면 있었지

더 높이 올라갈 스퍼트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12월 23 일에 이 곳에서 있고 말았다. 

너도 잊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재개할 방식으로

너에 대한 생각을 건너뛰기 할 재간이 없는 방식으로

삶은 나에게 꾸준히 그 본질을 어필하고 있다. 



그를 건너뛰고 살 수 없다는 것을. 

그리하여 꾸준히 내일의 해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오늘의 달을 나에게 안겨주지만,

보름달은 나를 가려버리고

초승달은 내 심정을 찌르고

나머지 달들은 나를 숨길 수 없는 방식으로

태양을 피할 수도 없기에

내일을 거쳐갈 량으로

오늘도 잠이 든다. 



작년 연말에는 당신이랑 함께 있었다고

말을 하고 싶은데,

그 때의 그들과 함께 나랑 웃던 웃음을 짓느라

나를 잊은 그대에게

나도 당신을 잊는 방식으로 뭔가를 하고 싶지만

나의 어떠한 형태의 발악으로도 당신이

나를 그립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린 내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은

오늘이라도 제대로 잠드는 것일 때,

나는 인생을 좀 알 것 같아서

할 말을 잃었다. 



그리하여 입을 닫은 어른으로 살기에

너무 살 날이 많아서

나는 오히려 쓸데없는 말로

숱한 가정법으로 도배하는

어른이 될까봐 두려운

어른의 근처도 가지 못한 서른의 어느 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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