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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Jan 05. 2021

시간이 존재한다면

생각과 실존의 오차를 줄이는 데 쓰겠다고.

나에

대한 상상력은 무한하지만

타인에 대한 상상력은 꽤

한계적이었다.


원할 수 있는

세상은 혼자서 이루기는 이미

불가능했고,

혼자가 언제부터 혼자였는지

알기 힘든 건

혼자 있을 때 쳐다보는 영상에는

언제나 사람들과 사건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혼자 통제 당한다는 느낌이 없이 무엇을 볼 것인지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자유라고 하면 자유일까.


구분지을 수 있어서 즐거웠던 시간들이 이제는

구분을 했음에도 다를 수 없음에

적잖이 실망이 섞인 방식으로

실망을 투영할 상대가 없다.

(떼를 쓸 사람이 없다.)



혼자 나를 지어야 할 수록

함께하는 삶이 그리운 만큼

 공존하는 공간이 버겁다.


어떻게 해야 함을 알 수록

아는 사실에서부터 멀어진다.


개념이 지배하는 현실은

속도가 느리다.

현실에서는 생각보다

느리게 아주 빨리 사건이

벌어지고는 했다.


내가 누구인지 알 것 같을 수록

내가 누구인지에서 멀어진다.


그리하여 나를 잡는 훈련을 해야 했다.

잡지않으면 의식의 향연이 이끄는 대로

끌렸다.


젊은이들이

잡고 있는 현실은

그들의

상상력이 확고한 만큼

지켜졌다.


나이가 들수록

어떤 부분을 지키기 어려운 건

협상 기준이 낮아져서인지도 몰랐다.


진입장벽이 산화하는 만큼

유도리 있어졌지만

잃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더 가질 수 있는 능력은 별개였다.


글에 갇힐 수록

삶과의 벽이 두꺼워진다.

글에 갇히지 않는다고 해서

더 얻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냥 살고 있다.


그 그냥이 얼마나

강력하게 우리를 지배하는지

알아내기에 너무 버거워서

그냥 대충 살기에는

대충 사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만

깨닫게 한다/


놓칠 수 있었던 것이 인연인 만큼

놓을 수 없는 것도 인연이지만

인간이라는 보장 아래에서나 인연이지

멀리서 보면 물리 화학적 작용의 스파크와

산화, 퇴화, 화석화 과정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나를 나라고 일컬을 수 있는

상대적 시간이 줄어든다.


통장의 주인은 되기 쉬운데,

실질적으로 한 사람의 주인이 되는 데는

더 많은 복합에너지가 소모된다.


글은 정리가 쉬운데

막상 글 판을 벗어나면

겁에질린 망아지 같이

숨을 데만 찾아다닌다.


그 gap을 줄이는 데

그 훈련을 하는 데 시간을

써보려고 한다.


시간이 존재한다면

생각과 실존의

오차를 줄이는 데

써보기로 했다.


시간이 존재한다면

너무 늦기전에

서로 이미 잊었지만

그 것을 인정하기 전에

다시 만난다면


시간이 존재했다고 치자.

오로지 당신의 눈에 의해

나는 존재했을테니까.



내가 이 인생을 살아냈었다면.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없다면

길은 하나 뿐이다.


나는 그랬던 나로 존재할 수 없다.

그 사람은 계속 도망다니는 당신만 좇을 테니까.


인생에 대한 답은 없다:

인생을 질문한다는 질문부터

오류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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