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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Jul 28. 2023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건 외국을 여행하는 것과 같았다

만남과 유지보수비용

비서를 두고

비서의

비서를 두고



나를 만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나는

상대적인 감정 소비

일종의

감정 노동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떤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사람을

정해진 정도만 본다는

프레임 만으로도

상대적 우위는

선점되곤 했다



그리고

그러한 프레임을 벗어나서




맛집의 대기 순번 만큼은

딱히 건너뛸 수 없는 것 같다




각자는

그렇게



각자의

파워를

가장 안전하게 보고하고

행사하기 위한 곳으로

이동하고자 한다




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외국을 여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지도 몰랐다




비자 비용을 지불하고 티켓 비용을

지불하듯



감정 비용을 지불하고

소정의

만남에서 비롯되는

소비가

유지 가능 해야 했다



여행은 경험이었고

여정의

끝에 어떤 상태로 존재하든




지불 비용에 대한

환불은

불가했다




정확히

남이 아닌 친척들도



뿔뿔이 흩어져

 어느

처음 보는 사람이 되어 있고



일련의

공통된 기억을 나누고자 하지만

이미 너무 다르게

진화한 상태일 뿐이었다




새 사람 앞에서는

새처럼 자유로운 듯 보였지만



결국 본인의 맥락에 갇혀서

같은

이별의

비상구로 걸어들어가는 건

본인이었다




남자를 이해하겠다는 건

오만인 방식으로

남자에게도 여자는

거의 쉽지 않은 이해 대상인 것만 같다




살면서 어쩌면

친구나 동료나

연인으로 삼을 수 있는 대상이

없을 수도 있음을 깨닫는 과정에서




그 때 그 때

상황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현재의

지인이자 동지이자

내 현실일 뿐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러워진다






단골

카페 점장님이

하루

잘 보내라고 초콜릿 세 개를

쥐어 주셨다



하루 잘 보내라는 말

듣기가 쉽지 않은

요즘




아이스 커피에

따뜻함을 올려주신다



따뜻함은



이 무더위와 다른 종류의

따뜻함이어서



뜨거워지는

심장에

아이스 커피로 온도를

식히며




오랜만에

달콤한 웃음을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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