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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 Eagle Oct 08. 2023

'감사합니다' 가 가장 최소한의 거래 프로토콜이었다

그 한마디를 위해서 그토록 많은 비용이 들고, 감정이 소모되었다


지역 특성과

그날의 구름과 날씨가 정하는

차가워 진

온도와 어두워 진 조명에

노출된 채



거실에서



시야의 색 변화를

관찰하다가



일상 유지를 위해

해결되어야 하는 집안일을

처리하다보면



오후 세 시의 어느 시점에

'테레비'에서 나오는 익숙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매일 반복 설정으로 듣는

음악을 벗삼아

노트북을 마주한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

주위에 존재한다는 것의 장점과

단점을 겪는 중이다




그리고

그립지 않은 것들을

그리워한다는 것의 의미를

가슴으로 마주하는 시간이다




식도염을 해결해야 하는데

당장 마셔야 하는 커피를

일시정지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의사에 이해

입원을 하고 나서야

일시정지 당하기 전에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자의

의무들 중 하나라는 것은

너무도 잘 이해하는 방식으로




한 잔으로는 부족한

커피와의 타협을

디카페인과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참 고집스럽지만

이 것도 내 성격이라서





딱히 비난하고 싶지 않다.




때가 되어서

자기가 아프면

그만 마시겠지. 뭐.










수하물 비용을

당당하게 내가 내겠다고

했지만

에어 프랑스에게

에어 차이나가 청구하게 도와주셨다.




택배비가 일 만원 정도 할 줄

알았는데



물품 가액이 오만원이고,,(?)

오만원보다 더 들어있는

내 짐인데..




운송비가 십 이만원이었다.




왜 나에게

그 비용을 착불로 하지 않으셨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다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포함된

내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나보다.




12만원....





그래도

이렇게 보내준 것이 너무

감사하다.




정말,

감사했다..




감사하다는 말이 때로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언가를 보상으로 준다는 것도

너무 적다는 생각을 한다.





감사하다라는 말은 어쩌면

최소한의

상황 마무리의 프로토콜인 것 같다.




그 감사하다로

일들이 마무리되기까지

많은 인적, 물적

비용이 들곤 한다.





나라는 인간을 살리는 비용에

대한 생각을 한다.




병원비가 너무 든다.



이 사람 살리면서 사는데.



어쩌면

혼자인 게 다행이지만

이 짐을

부모님이 지고 있는 듯 보이는 형상이라서

살짝 눈치는 보고 있다.




진정한 경제적 독립이 뭔지에 대한

생각을 한다.




그 전에 감정적 독립을 먼저

추구하는 중이지만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덤으로 하는 중이다








이번 주 화요일까지만 해도

인천 공항에서

폰 들고 이리 저리

다니며 수하물 서비스 센터와

통화하면서

다크서클을 눈 밑에 데리고

공항 셱셲버거 앞을 두 세 번

지나다니면서

저걸 사먹어야 되는지

안 사먹어야 되는지

고민하던 아이였는데




지금은 집 앞에 철창같이

올라와 있는

아파트 뷰를 마주한

직장인의 휴일이다




지난 주 토요일만 해도

아침 10시에

강을 보면서 스테이크를 썰던

사람이었는데




순두부 찌개에 넣을

두부를 썰고 있다.




뭐,



이런 것이

삶의 종류이자

삶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인지 시키는 중이다






무슨 정신으로

와인을 두 병이나 사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특정 장소들을 경유하면서

나는 욕심을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덤벨 kg수를

높여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힘만 조금 세면

선물을 더 사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론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잠이 덜 깬 것 같다.





그러나 얼마나

힘든 여정으로

얼마나 좋아 보이는 것들을

사왔든

받는 사람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받는 사람은

그 짐의 무게만큼의

마음의 짐을 느낀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렇다고

몸만 가지고 돌아올

 수도 없는 딜레마에 항상  

빠져있다.





결국 선물도

어쩌면

본인이 누릴 어떤

장면에 대한 기대와

인정에 의해

사게 되는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일과

집만 내 인생인 것 같으면

지루하다는 생각을

한다.





지루한 건 내 의견이고




하루 하루는

별개로 일어나는

독립적 사건이라고 했을 때,





그 독립적 사건을

특유의 방식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나의 자유라면




가장 지루한 프레임에서

가장 멋진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어차피 의견이 편협해야 하고

이기적이어야 하고

일방적이어야 한다면





나는 오늘을

가장 평범하게 그러나

가장 멋진 웃음을 나에게

보여주면서

일어나서 살고

재우고 싶다.



(현실은 그럴 수 없다

일단 거울을 보고싶지 않다 ㅋ)







마치 애정이 있는 어린 아이를

대하듯이




흰머리 하나 더 뽑은 것에

만족하고

팔굽혀펴기 하나 더 한 것을 칭찬하며

가끔 치킨도 사주고

뭐, 그렇게

내 인생부터

좀 덜 괴롭히면

뭔가

'어울리는 상황'에서도

타인을 덜 괴롭힐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괴롭힌다는 게 아니라

그냥




같이 있는 사람에게 늘

내가 해결하고 싶은 것들에의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경향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은 것이

희망 사항이다.






물론 지금

아무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냥



이렇게 모두가 빠져나간

썰물의 상황에서도

가끔씩

문제를 발견하려 하는 내

존재하는 관성을 목격하면서






아프면 일단 진통제를 먹여서

기분을 일정하게 해놓고

그 다음에 생각하게 두는

버릇을 도입하는 중이다.





이 쯤해서

운동을 가야겠다.




일단 러닝머신에서라도

걸어야





철저히 느리게 가는

토요일 오후의 이 4시부터 8시까지의 구간이

덜 느리게 갈 것 같은 직감이 든다.






때마침 지나치게 구름이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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