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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민 Jul 17. 2015

11월의 마지막 파도

밀물과 썰물 그리고 우리의 시간

일상수필집 02 _11월의 마지막 파도

- 하루에도 몇 번씩 미친 사람이 되어갔다. 그땐 그랬다. 광활한 우주에 나 홀로 둥둥 떠다녔다. 그저 그런 푸른 밤에 갇혀 말이다.


기억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기억들이 물밀듯 나를 덮친다. 끊임없이 기억의 밀물과 썰물이 지난 추억을 아찔하게 건드린다. 차가워진 창문에 이마를 떡하니 대고, 바람이 그 물길을 데리고 가길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보지만, 바람은 그럴 수 없단다.

    

돌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추억이라 누군가 말했던가. 이미 너에 대한 마음은 콩알만 해졌지만, 그 콩알이 남아있단 이유로 너에 대한 추억이 이렇게 갑자기 나를 덮친다. 아무 경고도 받지 못하고 이렇게 파도처럼 네가 나를 덮치는 날이면, 나는 그냥, 어쩔 수가 없다. 시간을 붙잡아 마음 속 그려진 바다 풍경을 빠르게 지나가 달라, 부탁할  수밖에.

         

대체 언제가 되어야,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이 콩 같은 마음이, 저 부스러기 모래가 될지 감히 가늠할 수 없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그저 그런 푸른 밤이다.






시간과 바다에 관한 사진 몇 장

시간에 따른 바다의 얼굴

1.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 중에 <그대는 어디에>란 곡이 있다. 그 노래를 시작으로 나는 에피톤 프로젝트에 마법처럼 끌려 들어갔는다. 이 바다에서 이상하게도 그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2. 철-썩, 철-썩. 파도는 자꾸 내게로 밀려왔다.




3. 바닷가의 작은 돌조각을 가지고 가기도, 바다 속의 나뭇가지를 내려 놓기도 하면서, 파도는 계속해서 나를 향해 밀려왔다.




4. 태양은 돌과 바다 그리고 산을 넘어 갔다.




5. 그리곤 그가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렬한 하늘을 선사하고 그는 돌아갔다.

바다는 하늘의 거울이 되었고, 하늘의 바다의 친구가 되었다.





6. 밤은 다가오는데 파도는 멈출 줄 몰랐다.







글과 사진 청민과 피터.

주 카메라는 니콘 디-오천삼백. 그리고 디-.


장소 부산의 어느 바닷가



오늘은 유난히 바다가 보고 싶은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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