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의 의미

by 낭만피셔

얼마 전부터,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아주 낮은 주파수의 이명이 울리는 것 같았다. 뚜렷한 형태는 없었지만 마치 보이지 않는 손가락이 내 의식의 수면을 고요를 계속해서 툭, 툭 건드리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금방 사라질 일시적인 감각이겠거니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이 낯선 감각은 먹물이 맑은 물에 번지듯 서서히 내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왔다. 처음엔 희미하던 얼룩이 점점 짙어지는 것처럼. 출근길 지하철의 흔들림 속에서도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적막한 시간에도 심지어 아이의 동그란 눈을 마주 보며 웃을 때조차도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존재했다. 특히 잠들기 전 가만히 누워 있는 순간에 가장 선명해졌다. 마치 몸 어딘가에 박힌 가시처럼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서 누워보아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그런 통증 같았다.


처음에는 이 불편함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왜 이런 감각이 찾아왔는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저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 스트레스 때문이라 애써 이유를 둘러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짧은 계절이 한 뼘쯤 바뀌고 나서야 그 정체가 아주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우울'이었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 나는 아직 우울한 것 같다. 낮은 주파수의 이명은 사실 우울이 보내는 신호였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지친 영혼의 탄식. 나는 그동안 이 소리를 외면하고 도망치려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어둠 속에 홀로 서서 나는 이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벗어날 수 없는 그림자처럼, 우울은 계속 내 곁에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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