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깨비 스키여행
Treno della Neve
2023년 2월 17일부터 트랜이탈리아 일명 ‘스키기차’ 가 다시 운행하기 시작했다.
밤새 우리가 너를 스키장에 데려다줄테니 너는 낮동안 열심히 스키 타고 다시 밤새 달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듯, 일상으로 복귀하라는 의미로 밤도깨비 스키여행 쯤.. 되시겠다.
#이렇게나스키에진심이라고??
로마 떼르미니역에서 밤 22:05분 출발하면 오스트리아 국경과 인접한 이탈리아 북부 #sancandido 산 칸디도에 아침 8:30분 도착한다.
즉흥여행전문 아버지는 당장 예약하라! 하명했고..
금요일 하원 후 수영, 유도까지 마친 (여기까지는 진짜 평범한 일상) 넉다운 직전의 두녀석을 데리고 야간기차에 올랐다.
급작스레 예약하느라 침대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좌석으로 예약해 뼈마디가 으스러지는 줄 알았지만 (편도 10시간 35분.. 한국가는 게 나을 뻔..) 비몽사몽 늘 그리워만하던 이탈리아 북부의 풍경이 창 밖으로 보이니 뽀로로, 마샤와곰으로 눈을 배운 녀석들은 드디어 우리가 뽀로로 마을에 온 것이냐며 연신 환호했고 으스러질 것 같던 뼈마디도 잠시 잊고 참 즐겁더라
눈 놀이 실컷하고 싶다고!
리프트 타고 싶다고!
스키도 배우고 싶다 했지만 올해는 그냥 썰매타기로 합의하고 원하는 대부분을 만족시켜 줄 수 있었던 #밤도깨비스키여행
한여름에 미리 사 둔 스키복 개시도 못하나 했더니 이런 급작스런 여행 덕분에 야무지게도 잘 입혔다
종일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던 아이들,
그리웠던 알프스 풍경, 소박하지만 꽤나 구체적이었던 (가령 스키 리프트를 타고싶다던가..하는) 아이의 소망 등등
급작스러웠지만 모든것이 행복했다.
애들도 아니고.. 다 큰 어미가..썰매타다가 자빠져서.. 디올 선글라스 부셔먹기 전까진 말이다..
(이태리 썰매장은 내가 상상한 썰매장 그 이상의 난이도.. 스키와 동일하게 리프트 타고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코스 였다..쉣! 어린이코스에서만 놀껄..)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썰매를 타던 우리는 19:18분 기차로 다시 로마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침 6시 6분 도착)
마치 호박마차 마법이 풀리 듯,
아무일도 없었던 여전히 로마에서만 머물던 평범한 일상이었던 듯 우리의 여행은 꿈 같은 일이 되었다.
..고 생각하고 싶으나..
여전히.. 디올 선글라스는 부셔져있으니.. 꿈은 아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