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내 집 마련하기 #10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무엇보다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고, 집을 짓고나면 10년은 훌쩍 늙어버릴만큼 고된 일이라고들 하지만 일처리가 속수무책 대책없을만큼 느린 이탈리아에서 집 짓기는 10년이 뭐야!
땅을 사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건만 토지소유권 넘어오는데도 한세월, 반년의 시간을 소비하고 드디어 내 땅! 완벽한 우리 소유의 땅 가진 자! 가 되었으니 이젠순조로울까 싶었지만 이 또한 도무지 진척이 안나니 답답할 뿐이다.
건축가 자체를 만나는 문제도 참 쉽지 않았지만 처음 21년도에 알아보던 그 때보다는 세상이 훨 좋아져서 검색 몇 번으로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그럼에도 진척이 없는 건 특유의 이탈리안의 여유라고 해야할까?
무슨 미팅 한 번 하기가 이렇게나 힘이 든지!
오늘 통화를 했으면 빠르면 내일, 적어도 해당 주에는 약속 잡아주면 참 좋으련만 이건 뭐 단박에 털썩하고 끝나는 일도 아니건만 얼굴 한 번 보고 이야기 하는 게 2-3주는 소요되니 (첫번째 만남은 거의 아무런 소득도 없는 편, 해당 문서 전달하고 알아보고 다시 연락 준다는 게 태반) 대략적인 견적서를 받는데 두달 가량이 소요되고 쉽지 않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비용 또한 천정부지이니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싶기만 했다.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넘어오면 건축가와 미팅하고 설계도면 인증받고 건물 올리면 끝! 참 간단해보이는 것들이 (물론 그 사이 사이 고된 절차는 당연히 내포하고 있지만) 간단한 서류 업무 처리하나 하는데도 반세월은 훌쩍 걸리는 이탈리아에서 성질 급한 한국인이 이 모든 일을 진행하려니 숨통이 조여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설계도면 구경은 고사하고 건축가 미팅과 설계도면 사이에도 많은 단계들이 기다리고 예상 밖의 큰 금액 또한 오고가야하니 이 놈이 과연 사기꾼은 아닐지 부터 시작해서 걱정은 끝도 없고 도면은 대체 언제쯤 구경을 할까, 아니 구경을 할 수는 있을까?
콘크리트가! 벽돌이! 나무가! 쌓이기는 할까?
머릿속에 키친은 이런식으로 만들어야지!
아이들 방은 이렇게 꾸며줘야지!
한 없이 커져버리기만 한 꿈들이 과연 이루는 날이 올까 싶으면서 점점 흐릿해져가는 이성을 간신히 붙잡고 비교하고 조율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또 내 딛어본다
*글 써 둔 시점으로 부터 1년이 지났고
건축가 선정, 도면 받아 관할 지자체 허가.. 4개월째 기다리는 중 입니다.
참 쉽지않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집 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