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몬테소리 유치원 다닙니다
오늘도 너무 재밌었다며 신이 덩실덩실 난 아이를 보고 있으니 그동안 여러가지 아이 학교문제로 속앓이했던 모든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기존에도 참 밝았던 아이의 표정은 더할나위없이 더더 밝아졌고 아직도 여전히 말 문이 확 트진 않았지만 종종 이태리어로 Si 라고 대답도 한다.
아침에 울지 않고 등원을 하고 어른인 내게도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온통 이태리어만 가득한 공간에서 주5일 하루 최대 7시간씩을 보내고 오는 아이가 너무나 대견하고 듬직하다.
큰 아이가 없는 동안 오롯이 작은아이와 함께하니 늘 미안했던 둘째에게도 좋고 나도 좋고 친구들, 장난감 가득한 공간에서 즐거운 너도 좋고 모두가 행복해졌다.
아이의 하원시간
창 너머 나를 먼저 발견한 친구들이 모두 입을 모아 로이를 크게 부르며 엄마가 왔다 알려주고
A domani Roi, Ciao Ciao (로이, 내일봐, 안녕) 하고 손 흔들어주는 아이들이 눈부시게 사랑스럽고 또한 한없이 고마웠다.
외국인이든 아니든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동등한 친구일 뿐인데 속세에 너무나 찌든 엄마 혼자 혹시나 이렇진 않을까 저러진 않을까 속앓이하던 스스로가 말도 못하게 부끄러웠다.
이렇게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을 상대로 말이다.
주차장까지 오는 그 잠깐동안 만난 엄마들 역시 (사실 아직 나는 누가 누구 엄마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한마음으로 챠오 로이 하며 인사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해 혼쭐이 났다.
사랑받고있구나
참으로 감사한 순간들
늘 우리는 ‘이방인’이야 하고 지레 짐작 겁부터 먹고 선을 긋고있는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음을..
감사, 사랑, 반성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함께 웃으며 학교 정문을 나선다
모두가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