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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언니 Oct 08. 2020

아이 스스로 깨우치는 삶

만 3세의 진화


아침에 간단하게 빵 한조각 먹는 이탈리아에 살면서 아이는 도통 빵을 먹지 않았다.

처음엔 바리바리 아침에 국을 데워 밥도 줘보고 어느날은 누룽지도 삶아주고 그것도 싫으면 씨리얼은 어때? 어떻게든 아침을 먹여보려 애를 썼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아침 뿐만 아니라 빵순이 엄마 민망하게 아이는 빵 자체를 즐겨하지 않는 듯해 아이성향을 받아들이고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식성까지 아빠 빼닮이라고 구시렁은 거렸다)


우리 가족이 늘 함께 아침을 먹을 때도 아이는 빵 대신 꼭 비스꼬띠를 따로 주문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와 함께 아침 바에 들러 남편의 커피와 크로와상 하나, 그리고 아이의 쥬스를 주문했다

갑자기 아이가 빵을 먹겠노라 했다

한두입 먹고 말겠지 했는데 웬걸 절반 이상을 먹는 것이 아닌가

아침에 겨우 팩 우유 하나, 쥬스 한 잔 하고 등원하던 아이는 아침에 빵을 조금이라도 먹지 않으면 유치원에서 점심을 먹는 12시까지 배가 고프다는 걸 스스로가 깨달은거다

(12시 점심이전엔 별도 간식이 일체 없고 12시 점심, 오후3:30분 하원 전엔 간식 1회가 있다)


이젠 쥬스 또는 우유 한 잔과 빵을 조금이라도 먹고 등원한다 (이게 뭐라고 엄마는 오늘도 별 게 다 대견하다)

오늘은 집에서 먹기 싫고 이빠랑 나가서 먹고가겠다며 의사결정 또한 보다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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