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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메이징 Jul 26. 2021

내가 영어 기관에 긍정적인 이유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

"영어유치원에 보내실 건가요?" 필자가 많이 듣는 질문이다. 영어 유치원에서 근무 경험이 있을뿐더러 엄마표 영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어유치원에 보내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지만, 필요에 따라 영어 기관을 적절하게 사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엄마표 영어만 고집하는 것도, 기관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각각의 장점이 있고 두 가지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장점을 쏙쏙 골라 우리 아이에게 맞게 활용하는 게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장점


<엄마표>

엄마표 영어의 장점은 이미 이전 글에서 네 가지로 정리했었다. 시간적, 경제적, 심리적, 자기 계발적으로 나누었다. 여기에 더해 다른 장점 몇 가지를 더 얘기하고자 한다.


- 언어적 향상이 분명하다.

엄마가 영어로 노래를 불러주고, 책을 읽어주고, 놀이를 하고. 집에서 엄마와 하는 것들 이 모든 게 분명히 언어에 도움이 된다. 엄마가 습득의 환경만 만들어주면 영어 기관에 한 번도 다니지 않은 아이들도 집에서 엄마가 해 준 후 아웃풋이 나오는 걸 많이 본다. 로메이징 후기들만 봐도 갑자기 아이가 생각지도 못한 때에 엄마가 인풋 해 줬던 것을 얘기한다는 후기들이 많다.


필자가 Krista byers-Heinlein 박사의 논문을 읽은 후 메일을 보냈었다. 박사는, 집에서 엄마가 영어로 게임을 하거나 라임을 만들거나 하는 것은 영어를 배우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가 전문가로부터 영어를 배울 때 중요한 토대가 된다고 말한다.


게다가 만 5세 미만의 아이들은 모국어 습득 시 사용한 뇌의 부분과 동일한 부분을 다른 언어를 배울 때도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더욱 습득의 방법으로 엄마표 영어가 가능한 것.


- 두뇌발달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중언어를 하는 아이들은 이 언어에서 저 언어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조금 더 유연한 뇌를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인지능력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어른, 아이들 뿐 아니라 영아까지 말이다. (Bilingualism in the Early Years: What the Science Says)


- 시간적: 논문마다 다르지만, 한 언어를 유창하게 배우기 위해 드는 시간은 적게는 900시간, 많게는 4,400시간이다. 굳이 따로 시간을 빼지 않아도 집에서 생활하며 엄마가 원하는 만큼 노출이 가능하다.  


- 경제적: 언어를 배우는 일은 시간이 꼭 드는데 이것을 모두 기관에서 채우고자 하면 많은 비용이 든다. 집에서는 굳이 비싼 교재나 교구를 사지 않아도 가능하다.


- 심리적: 사랑하는 엄마와 함께하는 가장 편안한 환경. 기관에서의 심리적 환경과 비교할 수가 없다. 이 환경에서 아이들은 언어를 더욱 잘 수용한다.


- 자기 계발적: 아이를 위해 엄마표 영어를 하며 엄마의 영어 실력뿐 아니라 기획력과 창의력까지 자란다. 알게 모르게 자기 계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를 클릭하면 엄마표 영어의 장점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영어 기관>

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기 위해선 정말 많은 인풋이 필요하다. 많이 듣고 보고 해야 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저번 글이었던 '학습 vs. 습득'에서 다루었듯이 습득에서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필수이다.


엄마가 집에서 여러 가지 방법(이전 글의 '엄마가 집에서 취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 부분 참고)을 통해서 듣기 인풋을 충분히 쌓아주고 엄마의 노력을 통해(자주 쓰이는 영어 표현 외우기 등)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겠지만, 상호작용하는 주 대상인 엄마의 영어실력이 조금 아쉽다면 이 부분을 기관에서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시디나 영상, 그리고 엄마의 노력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언어를 습득할 수 있지만, 타깃 언어에 자유로운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습득에 있어 분명 또 다른 긍정적 영향을 크게 미친다. 더 다양한 상황에서 습득의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음으로 더 다양한 표현들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물감놀이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미리 열심히 외워서 아이와 재밌게 집에서 놀아주었다. 하지만 엄마의 영어가 한계적이라면 관련 표현을 외우지 않은 상황이 닥쳤을 때 (예를 들어 물감 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다른 놀이로 아이가 주도하는 경우) 영어로 표현해 주기가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렇게 영어 표현을 외워서 해 준 물감놀이는 아이에게 습득의 환경이었기 때문에 긍정적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닥쳐도 그 상황에 맞는 표현들로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더욱 다양한 습득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엄마가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언어의 사회적인 부분 때문에 기관을 활용하길 적극 권한다. 원래부터 언어의 본질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목적이다. 한 사람과만 타깃 언어로 얘기하는 것과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다르다. 보통 넓은 사회에서 사용되는 언어(우리나라에서는 한국어) 보다 좁은 사회(집에서 사용하는 다른 언어)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더 쉽게 잊힌다. 특히나 아이들은 크면 클수록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친구 효과를 위해서라도 영어 기관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첫째에게 영어는 엄마와 대화하는 수단이다. 26개월까지만 해도 나와 하루 종일 있었기 때문에 영어를 더 많이 사용했었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가면서 한국어 비중이 많이 높아졌고 입소 후부터 3개월 정도는 내가 영어로 얘기를 해도 한국어만 사용해서 얘기를 하더라. 그 쯔음 미국 친구가 집에 놀러 와서 로아와 몇 시간 동안 놀아주었다. 웬걸, 그때는 영어만 사용하는 게 아니던가. 그때 느꼈다. 나 혼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엄마와 썼던 언어를 이 이모도 쓰네? 이 친구도 쓰네?" 하며 아이 안에서 이 언어의 자리가 더욱 견고 해지는 것이다. 언어 습득과정에서 어떤 표현을 A라는 사람에게서 듣고 다른 상황에서 B라는 사람에게서도 들으면 그 표현은 두뇌에 각인이 되고 아웃풋까지 연결된다. 그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영어 기관의 장점은: 타깃 언어에 자유로운 사람과의 상호작용 + 또래 친구들과 그 언어로 상호작용을 통한 언어의 견고함이라고 정리하겠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요즘 엄마표 영어가 붐이다. "우리 아이 기관에 보내지 않고 엄마표 영어로만 키워서 영어 이렇게나 잘해요!"라는 사람도 많다. 또한 그런 사람들은 엄마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그 엄마의 상황과 역량이 나와 같은가'이다. 날카롭게 나의 엄마표 영어 상황과 역량을 분석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다른 곳의 도움을 받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관에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절대 권하지 않는다. 언어는 꾸준하게 오랜 시간 습득해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이 시간을 기관에서만 채운다고 했을 때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까? 집에서 엄마가 조금만 노력하면 그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뿐더러 아이와의 유대감 형성에도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영어 기관이 채워 줄 수 없는 게 있다. 보통 영어 기관은 만 4세 정도부터 보내기 시작한다. 그럼 그 이전의 골든타임은 놓치는 것이다.


아래의 표를 보면 나이에 따라 얼마나 쉽게 다른 언어를 배우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태어났을 때 가장 쉽게 배우고 갈수록 배우기 어려워진다.


Foreign language learning during childhood - Babak Ghasemi, Masoud Hashemi


많은 논문들이 말하는 것은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었을 때 언어를 배우는 속도는 빠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완성도는 어렸을 때 배운 사람이 훨씬 높고 쉽게 배운다고 한다. 어렸을 때 엄마표로 집에서 해 주는 것이 나중에 영어를 배울 때도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로메이징 스터디는 집에서 엄마가 아이와 함께 영어로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후기들을 통해 나는 얼마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지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일단 내가 사랑하는 엄마와 즐겁게 놀이를 하니 행복해한다. 엄마와의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즐거운 상황에서 엄마가 영어 표현 몇 가지 던져주면 단어나 표현을 금방 흡수하고, 엄마가 사용하는 언어이니 자신도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긴다. 또한 영어에 대한 즐거운, 좋은 이미지가 생기는 것!


로메이징 커리큘럼에서 항상 말하는 "언어의 황금기에 언어를 친숙하게 만드는 사전 작업"인 것이다.


사실 필자는 영어가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한국어에 대한 느낌과 영어에 대한 느낌이 전반적으로 다르다. 한국어는 좀 더 마음 따뜻해지고 편하고, 영어는 조금 차갑고 낯설다.


나는 이유를 우리 가족에게서 찾는다. 필자는 부모님, 남동생과 무척이나 친밀하다. 하지만 이 분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나에게 있어 영어는 가족이 아닌 낯선 사람과 하는 언어일 뿐이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과 영어도 함께 썼다면 영어의 이미지는 조금 더 좋을 것이다.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우리 아이가 필요한 것은?


엄마표와 영어 기관을 적절하게 활용하려면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것과 우리 아이가 필요한 것이 무언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이다. 나의 엄마표 영어 차는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생각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엄마표 영어 차에 대한 것은 이전 글 참고). 예를 들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예시를 들어보았다.


아직 입시 같은 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현재로서 나의 엄마표 영어 목표는: 모국어처럼 영어를 습득하게 도와주며,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자연스레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집에서 영어 사용하기,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영어 많이 들려주기, 로메이징 스터디로 재밌게 놀아주기, 다양한 교수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영어를 습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나와만 사용하는 언어이기에 아이 안에서 이 언어를 더욱 견고하게 해 줄 수 없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아이가 필요한 부분은 영어를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이다. 이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서 그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영어 기관의 종류


영어 기관도 형태가 다양하다. 영어유치원, 영어놀이 기관(1회성), 1:1 튜터, 영어도서관, 영어학원, 회화학원 등등. 우리 아이의 상황과 연령, 성향에 맞는 영어 기관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29개월(3살) 첫째에게는 문법, 구조라던지 입시를 위한 영어는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일단 그런 학원들은 제외한다. 영어유치원 또한 5세부터 갈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보낼 수가 없을뿐더러 나중에 가능한 때가 오더라도 그 안에서도 너무 학습적인 곳은 배제한다. (학습적인 것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내 현재의 가치관으로서는 너무 학습적인 곳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들었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고 창의력을 강조하는 곳이 우선이다. 이 부분은 엄마의 가치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가치관대로 정하면 된다.)


그럼 영어 놀이 기관과 영어 도서관, 1:1 튜터가 남는다. 영어 놀이 기관과 영어도서관 또한 연령 제한이 있어서 (필자의 지역에서 1회성 영어놀이 기관은 보통 36개월 이상, 도서관은 5세 이상) 아직 보내보지 못했지만 1:1 튜터는 앱을 통해 집에 모셔보았다. 자유롭게 아이와 놀며 영어를 사용해 주기 때문에 아이도 자연스레 영어를 쓰더라. 또한 엄마 외의 다른 사람이 영어를 사용하니 아까 말했던 언어의 위치가 견고해지고.


요즘 영어를 사용하는 친구의 중요성에 대해 더욱 느끼고 있지만 기관을 활용할 수 없는 월령이기에, 지역 맘 카페를 통해서 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영어 사용하는 아이 엄마를 알게 되었다. 약속을 잡은 후에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이 돼서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끝나면 만날 예정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나의 목표와 그 시기에 맞는 영어 기관들을 적절하게 잘 섞어서 활용할 것이다. 이는 나의 엄마표 영어라는 밭에 멋진 영양분이 될 것이니.


참고하면 좋은 글

습득 vs.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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