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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메이징 Jul 18. 2021

새로운 단어 알려주기

습득의 방법으로

"Doctor Duck put a plaster cast on Maisy's leg." 로아와 잠자리 독서 시간에 메이치 책에서 나온 문장이다. 한 장 한 장 읽을 때마다 조잘조잘 얘기하는 로아의 입이 닫혔다. 표정이 굳는다. 아, 이해하지 못했구나. 당연하다. Plaster cast(깁스)를 해 본 적도,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 단어를 알려줄까 잠깐 생각해 본다.


내가 택한 방법은 깁스한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고 언제 깁스를 해야 하는지 로아가 아는 단어들로 설명해 주는 것이다. 물론 나의 여우주연급 표정과 몸짓으로 연기하면서 말이다.


학습이 아닌 습득으로 영어를 받아들이길 원하기에 최대한 한국어로 번역해 주는 건 삼가고 있다. (아직 29개월이라 한국어로 번역해도 못 알아듣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단어를 알려줄 때 내가 하는 방법 몇 가지를 예시와 함께 정리해 보았다.


책이나 영상, 노래를 접하다가 새로운 단어가 나온 경우


1. 실제 물건을 보여주거나 사진 활용

더 어린 월령일수록 이 방법이 좋다.

예) Naked - 옷을 입은 곰인형을 보며 "You are wearing the clothes." 곰인형의 옷을 벗기고 "You are naked."


2. 이미 알고 있는 단어로 설명

최대한 아이가 알고 있는 단어들로 설명해 본다.

예) Bashful = shy / Bald = no hair / Stepmother - new mommy


3. 제스처와 표정을 이용

여기에 의성어와 의태어를 곁들이면 더욱 풍부한 표현이 된다.

예) Gobble - 많은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제스처와 표정을 보여주며 gobble gobble 소리를 실감 나게 내준다.


4. 아이가 경험하거나 보았던 상황 언급

예) Curious - (영어로) 로아야, 슈퍼 조조 집에 모르는 사람이 초인종을 눌렀지? 그때 조조가 누가 왔는지 궁금(curious)해서 창밖으로 먼저 봤었던 거 기억나?



새로운 단어를 알려주기로 마음먹은 경우


알려주고자 하는 단어가 무엇이냐에 따라 방법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 좋다.


1. 해당 단어를 노출할 수 있는 상황 만들기

알려주고자 하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그 상황에서 설명을 살짝 덧붙이며 타깃 단어를 사용한다.


예) Self-portrait - "(영어로) 로아야 우리 그림 그리자! 로아가 로아 한번 그려봐. 우와! 로아가 로아 초상화(Self-portrait)를 그렸네? 정말 잘 그렸다!"


2. 시범 보이기

영어 유치원에서 많이 사용했던 방법이다. 반마다 보조 선생님이 있었는데 새로운 활동을 할 때는 어김없이 그 선생님이 먼저 아이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게 했다. 이 방법은 단어뿐 아니라 문장이나 게임, 악기 등 다른 것들을 배울 때도 자주 쓰이는 방법이다. 발화를 끌어내는데도 아주 효과적이다.


집에서는 인형을 활용하면 된다. (본인 외에 배우자나 다른 자녀 등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더 좋다.) 엄마가 인형한테 물어보고 인형을 통해 대답도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상황극을 하는 것.


3. 게임 / 놀이

추상적인 단어는 알려주기가 참으로 어렵다. 맞는 상황에서 놀이를 통해 반복하는 것이 가장 좋다. Guess라는 단어를 알려주려고 할 때 필자가 선택한 놀이는 '이불 까꿍놀이'다. 이불 안에 물건을 숨기고 아이가 추측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하며 guess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니 자연스레 아이는 그 뜻을 유추하려 한다.


당연히 처음에는 못 알아들으니 멋쩍은 웃음과 함께 이상한 단어를 지어내서 말하더라. 하지만 계속 단어와 상황을 반복하여 놀이했더니 나중에는 뜻을 정확히 유추하였다.


4. 플래시카드 게임

3번과 같은 맥락이지만 사물이나 동물, 식물처럼 눈에 보이는 것들을 알려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플래시카드 게임은 짧은 시간 내에 단어를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다. 카드에 있는 그림을 보고 직관적으로 그 단어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읽어주기만 한다면 재미 요소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학습으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에 재밌는 게임을 곁들여서 단어를 알려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예) 카드 보물찾기, 낚시놀이 등


5. 영상 활용

알려주고자 하는 단어가 상황에 맞게 쓰인 재밌는 영상을 미리 준비해서 보여준다. 그냥 영상만 보여주기보다는 옆에서 상황을 설명해 주면 더욱 좋다.


예) Thankful - "(영어로) 언니가 엄마한테 'Thank you'라고 하네? She is thankful for her mommy. I'm thankful for you!"


5. 몸으로 표현

특히 동사를 알려줄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제스처와 표정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예) Gallop - 말 뛰는 것처럼 다그닥 다그닥 흉내 내며 돌아다니기



방법을 사용할 때는


이 방법들 중 한 가지만 사용하지 말고 여러 가지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또한 단어를 한번 알려주고 나서는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해 주는 것이 필수이다. 반복은 기억을 더 뚜렷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반복해 줄 때는 맥락 없이 얘기하지 말고, 그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반복해 주는 것이 좋다. 덧붙여서 타깃 단어를 응용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 Bumpy - 책에서 보았던 'bumpy corn'. 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가는데 책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서 "우리는 지금 울퉁불퉁한 길(bumpy road)을 지나가고 있어."라고 응용해서 말해주었다.




어릴 때는 학습이 아닌 습득으로 언어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하다. 최대한 한국어로 번역해 주는 일은 자제하고 조금 번거롭더라도 위의 습득 방법들을 사용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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