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장 생활하면서 제일 듣기 싫었던 말들
평범한 회사원, 그리고 즐기면서 일하라!!!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오늘날까지 매스컴에서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 중에서 제일 듣기 싫었던 첫 번째 말이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90년대 중반엔가 매우 인기스타였던 여성 연예인이 삼성전자에 다니는 예의 그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을 한다며 떠들썩하게 세상을 놀라게 했던 기억이 있다. 일반 사람들이 놀랐던 것은 대기업에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것과 마치 그런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쌜러리 맨과 유명한 스타가 결혼을 한다는 것이 숭고한 결혼에서 마치 무슨 시혜나 특혜를 베푸는 것처럼 기사가 났다는 사실이었다.
두 번째 듣기 싫었던 말은 ‘자신이 하는 일을 즐겨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프로페셔널 정신에 대한 직장인의 자기 계발서에는 성공한 기업인, 세계를 제패한 스포츠 스타들의 사례나 인기 스타들을 예시하면서 빠짐없이 이 말이 열거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연 생계를 위한 직장 생활, 자신이 하는 일에서 즐기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 것이며, 그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사람들이 미래가 불확실했던 순간들의 과정에서 얼마나 그 일을 즐기면서 일했고 운동했는지를 되물어 보고 싶었다. 오히려 그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고통스러운 과정에서 끈기와 인내,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그 힘든 과정을 견디어낸 사람들 일 것이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처럼..
지금은 회사 생활하는 사람들, 직장인인들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되기는 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려워지고, 자녀들의 취업청탁 문제로 불공정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되면서 더욱 그렇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회사원’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의 문제는 그 저변을 들추어보면 일제시대나 개발도상국이었던 70,80년대 비민주화 시절, 우리 사회의 돈 없고 빽 없는 일반인들은 여러 가지 불공정한 일들을 일상 다반사로 경험했을 것이다. 그 당시 일부 권력을 남용하던 정치인, 법조인이나 상대적으로 자신의 밥그릇을 지킬 수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선호하던 그 시절의 패러다임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인식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고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본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인식을 가진 일부 기성세대들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자신의 잘못된 경험에서 비롯된 확신을 바꾸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강요하거나 투영해 한번뿐인 우리의 인생에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요즘 젊은 청년세대는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도 않을뿐더러 한번 사는 인생에서 설사 강요된 권위와 타협해 그 길을 걸어갔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유턴해 결국 자기의 꿈을 찾아가는 추세가 현실이 되었다. 그런 비일비재한 사례는 브런치 ‘직장생활 현실조언’ 카테고리에서도 매우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육성하는 데 있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어디에도 평범한 회사원(?)은 없다. 모두가 절대로 평범하게 일하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많고도 많은 평범하지 않은 사연들을 안고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치열하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설령 과거의 인식이 연봉 기준이라 해도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축구스타 호날두나 메시가 아니라 NO.10에는 모두가 기업의 전문 경영인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간단한 인터넷 검색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06년 내가 함께 일하던 미국 패션 브랜드 CEO가 일 년에 연봉, 스톡옵션 포함 한화 약 500억 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라 기함해서 일할 맛이 안 났던 기억도 있다. 이처럼 이젠 한국도 10대 그룹 계열사의 일부 CEO들의 연봉을 살펴보면 웬만한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보다도 많거나 비슷한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하나, 치열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회사원들에게 성공하려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그 일을 즐길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충고, 조언하는 말들이다. 우리가 그 말의 뜻을 몰라서 상처 받는 것은 아니다. 요즘처럼 힘들게 스펙을 만들어가면서 대학 생활하고, 소질과 적성에 맞추어 입학하고 취업하기 쉬운 시대가 아닌 만큼, 그나마 어렵게 입사한 회사 업무에서 개인적인 역량보다는 팀워크가 중시되는 현실에 자존감은 낮아지고 개인의 존재감이 미약한 상태에서는 절대 위로가 될 수 없고 상처가 된다.
위로는 비를 맞고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정답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묻기 전에 누군가가 자신의 역경과 고통을 극복한 사례를 열거하며 B&G(뻥 앤 구라)하는 것은, 요즘처럼 치열하게 생활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두 해라도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하기 싫은 일을 더 많이 잘 해내야 성공할 수 있는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것을..
자신의 생계, 생업으로 하는 일에서 프로페셔널이 되려면 그 일을 즐기라는 말은 너무 비현실적인 것 같다. 거듭 얘기하지만 그 말 하려는 뜻을 몰라서 하는 말은 아니다. 언젠가 화제가 되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몰라서 상처 받고 있는 일부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상처도 상처 나름이고 , 아픈 것도 아픈 것 나름이다. 힘들 때 힘내라는 말처럼 위로가 되지 않는 말도 없다. 중요한 것은 상처든 아픔이든 간에 거기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느냐,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내게 책임과 권한 위임(empowerment)되어 맡겨진 프로젝트에서 즐거웠던 기억은 별로 없었다. 늘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더 많았다. 새로운 신규 프로젝트를 맡을 때마다 잘 해내고 싶은 부담감과 지혜를 짜내느라 늘 긴장하고 떨었던 기억이 많았던 것 같다.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에 인용된 민영규 교수님의 아래 글처럼..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니워진
사명을 완수하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여
그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한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 세상에 스스로의 의지와 선택으로 태어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한번 살아보는 인생(YOLO)일진대, 그 삶의 방식이나 하고 싶은 일만큼은 자신의 주체적인 의지와 선택으로 결정하고 살아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삶의 의미를 찾기가 힘들고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때때로 일, 사랑, 결혼 등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서 만큼은 매우 신중하고 집중해야 할 때가 있다. 또한 우리의 삶에서 자신의 주체적 의지와 선택으로 의사 결정한 일이라면, 그 책임에서는 절대로 자유로워지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