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시선을 의식할수록 내 삶은 흐려질 뿐이다

평가

by 봄날


TV 대담 프로그램에 초대된 어느 출연자는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기부를 뛰어넘어 직접 그 취약계층이 사는 동네에 반찬공장을 만들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매주 월, 목 두 번씩 150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직접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봉사를 했다, 그 계기는 기부만 하는 것은 먹을 것을 그들의 담장 안으로 던져주는 것과 같다는 말과 프란치스코교황의 한발 더 나아가라는 말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운영담, 속리산 화양계곡


그 봉사활동을 다닐 때마다 손녀가 함께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사회자가 ‘기특하다’고 표현한 반면 그 출연자는 손녀가 ‘고맙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사회자는 금방 그 말뜻을 깨닫고 다시 질문했다. 그는 기특하다는 것은 손녀에 대한 평가이니 그보다는 고맙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니까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남들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고려하면 그분의 표현은 늘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처럼 보였다.


암서재(우암 송시열), 화양계곡


사회생활을 할 때 아내가 아이들의 육아와 가사노동에 대해 얘기할 때면 그 얘기를 듣고 아내에게 ‘잘했어’라고 표현을 했다. 그때마다 아내는 불쾌해했고 함께 해야 할 일을 왜 평가만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땐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불쾌해하는 아내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이해했고 일반적인 표현일지라도 함부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만 아니라 생각을 하고 말하는 편이다.



지금의 민주화 이전 시대를 오랫동안 살았던 기성세대는 늘 결핍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리고 돈이 없고 빽이 없으면 오늘의 청년세대가 누리는 공정과 상식과는 거리가 먼 서러운 시절을 살았으니, 지금의 청년세대와 세대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뿐이다. 그런 후진국의 결핍을 겪었던 기성세대는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선진국을 살고 있는 청년세대에게 그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직업을 중심으로 권유할 수밖에 없다.


법주사, 속리산


하지만, 지금은 그런 직업군보다 자신이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대로 변했다. 결국엔 AI가 그 직업군들을 대체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스펙과 지위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투자한 것에 비해 점점 그 성과와 보상은 매우 초라해질 것이다.


향후 AI를 레버리지로 활용하지 못하면 자신의 실적과 역량개발 모두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조금 과장은 있지만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JTBC)를 보면 참고가 될 것이다.



회사생활을 할 때는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생활했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남들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로또복권을 사는 것과 같다. 로또복권을 샀다고 모두 당첨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로또복권마저 사지 않는다면 어떻게 로또에 당첨될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세상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말티재, 충북 보은

IMF 이후 가족 같은 회사는 없다. 프로야구선수처럼 성과를 낸 만큼 보상받는 관계일 뿐이다. 결국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먼저이다. 그 일을 통해 일정기간 돈을 벌고 난 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일이 아닌 취미로 즐기면 그만이다.


인생의 성공 같은 거 없다. 그저 남들의 평가일 뿐, 그냥 먹고 살만하면 매일의 일상을 즐겁게 사는 것이 성공이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보다 자주 웃는 사람이 성공한 인생이란 뜻이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수록 내 삶은 흐려질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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