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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 말고, 원하는 것

NEEDS & WANTS

by 봄날


며칠 전 스타벅스에서 서머레디백을 한정품으로 증정하는 이슈를 중요 매체의 뉴스에서 크게 다루는 것을 보면서 전파낭비라고 생각했다. 여의도 어느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 300잔을 사고 증정품만 챙기고 커피는 매장에 두고 갔다는 것이다. 총 17장의 커피 스티커를 받으면 여름 한정 증정품인 ‘서머레디백’을 주는 프로모션인 모양이었다. 그 서머레디백은 기념품을 취미로 수집하는 사람들에게 인터넷에서 10만 원의 고가로 재판매된다는 것이었다. 뭐 나름 일부 특별한 케이스를 소개해 뉴스를 확대 재생산하고 스타벅스에는 한정 증정품의 재고를 자사 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지 않겠냐며 그 프로모션 기획 의도에 역행하는 문제 해결 방식을 소개한다.


기념품을 수집하는 개인적인 취미 행위를 두고 비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인터넷에서 되파는 전매 행위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단다. 도대체 왜 이런 뉴스를 내보내서 오히려 그 한정 기념품 수집을 조장하는 건지, 아니면 스타벅스라는 업체를 홍보 또는 압박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스타벅스에서는 매년 일 년에 몇 번씩 이런 유사한 프로모션을 하고 있으며 성탄절을 전후해서 새해 다이어리 몇 종류를 증정품으로 프로모션 하는데 꽤 인기가 좋다. 스타벅스의 브랜딩과 그들의 마케팅 기술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지 그들을 변호할 생각은 없다.



작년 가을에 제주도에 여행 가서 올레길을 걷다가 만난 한 젊은 여성 도보 여행자는 올레길 걷기를 마치고 성산 일출봉 근처 광치기 해변의 스타벅스를 찾아간다고 해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태우고 그 스타벅스에 내려주었다. 그녀는 휴직 중이며 올레코스를 걷기 위해 제주도에 왔고 또한 제주도에 있는 모든 스타벅스 지점을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어떤 친구는 세계의 스타벅스 지점에서 그 지역만의 스타벅스 기념품을 사서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호텔 앞 제주 함덕 해변의 전망 좋은 스타벅스에서 파는 제주만의 스타벅스 클러치백을 발견하고 나도 기념품으로 둘째에게 주려고 샀다.

제주 성산 광치기 해변

고객들에게 화제가 된 그 한정 증정품인 스타벅스의 서머레디백은 곧 다가올 여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젊은 여성들이 욕망할 만큼 예뻐서 원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한 거기다가 증정 수량이 제한된 한정품이기 까지 했으니 이슈가 될 만도 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그 프로모션을 기획한 팀에게 특별 시상금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무슨 불량 상품을 제조 판매한 것도 아니고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소비자들의 욕망을 자극했다고 특수한 구매 경우를 제기하며 주요 매체에서 뉴스로 다루고 여론의 비난을 받는 다면 생각을 좀 해 볼 일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법규를 지키면서 진행하는 경제활동 디테일까지 입맛에 따라 비난한다면 여러 가지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공개념 관점에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치고 정부에서 규제하는 아파트 투기나 전매도 아닌데 말이다.


기업은 고객의 NEEDS와 WANTS을 파악하고 연구해서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 판매하여 이익을 남기는 것을 기본적인 업의 본질로 한다. 지금은 소비자가 필요한 상품에 대한 수요보단 공급이 많아 모든 상품의 카테고리에서 상품의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이젠 어떤 상품을 필요해서 사는 시대가 아닌 갖고 싶어 지게 만들어 냄으로서 욕망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나는 데님이나 스니커즈 슈즈가 10개씩은 넘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나의 소비 욕망을 자극하는 그 상품을 보면 사고 싶고 갖고 싶다. 필요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럭셔리 상품이 소비자의 니즈에 어필하기보단 소비자의 원츠에 기반한 욕망을 소비하는 것처럼.



어떠한 상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로서의 경제적 여유가 허락한다면 생활에 필요한 것을 살 때 “필요하기도 하면서 원하는 것(NEEDS&WANTS)”을 소비하기를 바란다. 분수에 넘치는 과소비가 아니라면 나는 그렇게 소비하기를 원한다. 소위 럭셔리한 상품을 사용해 보면 그 디테일에 가격이 비싼 만큼의 가치가 숨어 있다. 무엇을 사든 하나를 사도 제대로 된 것을 사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소비를 하는 것이 이것저것 싸구려 상품을 자꾸 사는 것보단 효율적이다. 그래야만 점점 품질도 좋아지고, 경쟁력 없고 매력 없는 상품을 만들어 자원을 낭비하는 공급자들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요즘 가성비, 가심비를 많이들 얘기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비교적 품질이 좋다는 것이지, 정말 절대적으로 좋은 상품은 아닐지도 모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나는 그동안의 소비생활을 통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것은 “가격이 곧 품질이고, 품질이 곧 가격(Price is quality, Quality is price)”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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