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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반드시 좋은 것도, 반드시 나쁜 것도 없다

호사다마, 새옹지마

by 봄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중에 반드시 좋은 것도 반드시 나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고 허둥지둥, 우왕좌왕하면서도 나름 이제 코로나 사태에 적응해 가면서 살아가게 된다. 그동안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야기해 온 어떤 종교도 백일하에 그 문제가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태원 클럽의 상황이나 콜센터, 물류센터의 근무 환경 또한 세상에 알려지면서 개선해야 할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다. 그리고 해외 여러 선진국들의 민낯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훌륭하고 좋은 나라인지 새삼스럽게 일깨워주었다.


최근에 일어난 미국 백인 경찰관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 압사 사건은 참담하고 매우 슬픈 일이었지만 그의 안타까운 희생이 헛되지 만은 않았다.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전 세계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어린 딸이 천진난만한 모습과 함께 말한 “ 우리 아빠가 세상을 바꾸고 있어요.”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였으며 미국 사회가 이제는 새로운 변화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주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봄날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비례 정당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못한 비례후보들이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기쁨은 잠시, 부동산 투기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사퇴 여론에 부딪치고 말았다. 또한 한 당선인이 삼십 년 이상 영혼을 갈아 넣으면서 추진해온 여성 인권운동은 그 활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증폭시키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그 순수성 조차 의심받는 처지에 이르면서 그 활동의 지속 여부도 불투명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 중에는 반드시 좋은 것만도, 반드시 나쁜 것만도 없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너무 교만해지지 않고 또한 나쁜 일이 생긴다 해도 너무 슬퍼하거나 기죽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위로해 본다. 칠팔 년 전쯤 나는 상상도 못 한 뇌졸중으로 출근하려고 일어났다가 쓰러져서 새벽에 앰뷸런스를 타고 가까운 대형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


회사 업무의 연속된 과중한 스트레스가 뇌졸중의 원인이었다. 다행히도 여러 검사를 받는 동안 스스로 모세혈관의 혈전이 풀려서 기적적으로 별일 없이 살아가고 있다. 만약 내가 평소에 음주나 흡연을 많이 했다면 아마도 그 후유증을 겪으며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었다.



인생에서 예기치 못한 일을 겪었지만 지나고 보면 나 스스로에게 매우 관대해지고,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관념적인 말들의 깊은 뜻을 몸과 마음으로 체화할 수 있었던 행운이었다. 그 후 나는 욕심을 내려놓고 일과 생활의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늘 평온한 삶과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두 다리로 걸을 수만 있어도 감사함을 잊지 말라던 어느 분의 말에 충분히 공감하고 그날을 기억하며 살고 있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나 태주 ‘풀꽃 3’



많은 여행 작가들의 글을 읽어보면 계획한 여정보단 뜻하지 않게 여행에서 길을 잃었을 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고 소중한 사람들과 우연한 기회를 만들고 행복한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도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삶이 나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나, 회사 일에서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서도 앞으로 우리에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중에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일어나겠지만 중요한 것은 반드시 좋은 일도, 반드시 나쁜 일도 없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갖도록 우리 스스로를 훈련하고 연습해 나간다면 조금이나마 더 겸손해지고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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