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오래 해도 늘지 않는 이유

by 로미솔



노래를 배우는 사람들 가운데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몇 년째 노래를 하는데
왜 실력이 늘지 않을까요?”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가장 먼저 “내가 재능이 부족한가?”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연습이 부족해서일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래를 오래 가르치고
합창을 지휘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듣다 보니
조금 다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노래가 늘지 않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재능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은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같은 방식으로만 연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래에는
생각보다 분명한 구조가 있습니다.


호흡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소리가 어떤 길을 따라 지나가는지
모음이 어떻게 정렬되는지
그리고 문장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이 구조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노래에 써도
소리는 쉽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마치 잘못된 자세로

계속 러닝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많이 뛴다고 해서
러닝 자세가 저절로 좋아지지는 않요.


몸의 중심, 발이 위치, 걸음의 균형

아야 하듯 노래도 마찬가지 입니다






개인 레슨을 하다 보면
특히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자신만의 방식이 굳어 있는 분들입니다.


설명을 이해하더라도 몸에 익은 습관 때문에 "힘을 빼보세요"라는 말을 수십 번 드려도 쉽게 달라지지 않죠.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노래가 편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연습량의 변화가 아니라,

단지 몸이 덜 긴장했고

소리가 지나갈 길이 조금 더 열렸을 뿐입니다.





합창 연습 중 소리가 부딪히고 흩어질 때

저는 대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만 힘을 빼 보세요.

소리를 밀지 말고,

소리가 지나갈 공간을 먼저 만들어 봅시다.”


​신기하게도 그 말을 한 뒤

몇 번 더 불러 보면

소리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각자의 소리가 서로를 밀어내는 대신,

같은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노래는
많이 부른다고 해서
저절로 좋아지는 기술은 아닙니다.


노래는
소리가 지나가는 구조를 이해할 때
비로소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노래를 했는데도
소리가 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짧은 시간 안에
노래가 훨씬 편해지기도 합니다.


차이는
연습의 양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했느냐의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노래를 가르칠 때
“욕심을 버리고 힘을 빼보세요”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


“지금 소리가
어디로 지나가고 있는지
한 번 느껴보세요.”





물론 연습을 많이 하면 실력은 분명히 늡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잘못된 방식'과 만났을 때가 문제입니다.


애써 들인 시간이 오히려 나쁜 습관을 몸에 새기는 과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노래의 구조'라는 말이 어렵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내 몸이라는 악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소리가 가장 편하게

빠져나가는지 그 '원리'를 깨닫는 것입니다.


​무작정 목을 밀어 올리는 100시간의 연습보다, 소리가 지나가는 길을 단 10분이라도 제대로 느끼는 것이 더 큰 변화를 만듭니다.


결국 노래는

신이 내린 특별한 재능의 영역이라기보다,

내 몸의 설계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정교한 구조의 영역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무릎이 아픈데 계속 뛰면 병이 나지만,
발을 딛는 각도(구조) 하나만 바꿔도
통증 없이 멀리 뛸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노래도
'어디를 열고 어디를 비울지' 아는 순간,
고음이라는 높은 벽이 생각보다 낮아 보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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