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음표는 "예를 들면 본래 2등분해야 할 음표를 3등분하거나 4등분해야 할 음표를 5등분하거나 하는 특수한 분할법에 의한 음표의 총칭"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 두산백과 -
즉, 본래의 박자 수보다 길게 하거나 혹은 짧게 연주하는 음표처리인데 영어 이름으로 보자면 Artificial Rhythmic Groupings '인위적인/임의적인 리듬 그룹'이니 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Chopin의 녹턴을 연습하면서 잇단음표의 매력에 푹푹 빠져버렸다.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던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단, 왼손과 오른손이 같이 출발하여 서로의 갈 길을 가다 다시 만나는 손가락의 동선, 어느 한 쪽만 주의할 수 없기에 자유로운 의식의 흐름, 하지만 반대로 또 양손 동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흔하지 않은 경험들이 바로 그 매력들이다.
이런 의식의 흐름은 연습의 흐름과도 일치하는 듯하다. 왼손과 오른손을 따로 연습하며 다른 손이 반대 손을 따라가지 않을만큼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한다. 운동신경의 독립이다. 그리고 양 손으로 같이 연주할 때는 따로따로가 아닌 조화로운 소리로 어우러 내야 하는 미세한 조정작업의 마무리가 필요하다. 날마다 티격태격하며 점점 감당이 안되어가는 두 아이가 밥 먹을 때는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양새이다.
쇼팽 즉흥환상곡, 왼손 여섯잇단음표
셋잇단음표, 넷잇단음표... 다섯, 여섯, 일곱, 아홉잇단음표까지 이어진다. 급기야 Chopin Nocturne Op.9-1에서 11잇단음표와 22잇단음표, Op.20에서는 35잇단음표를 마주치게 된다. 22잇단음표는 다행스럽게도 11잇단음표로 나눠 연습할 수 있다. 11잇단음표의 연습은 앞서 얘기한 바와같이 왼손 오른손 따로 연습하다가 조금 지루해지면세박자 또는 네박자에 맞춰 양손이 합쳤을 때의 상황도 미리(?) 체험해보기도 한다. 왼손에 집중하면 오른손이 흐트러지고, 미스터치를 남발하기도 하다가 다시 오른손에 집중하면 이제 왼손이 흐트러진다. 아직 자동연주가 될 만큼 암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속도를 늦추고 한 음 한 음 정확한 터치에 집중하기 위해서 양손 모두 자동연주가 될 정도의 암보는 필요하겠으니 다시 왼손, 오른손 번갈아가면서 반복 연습하여 몸으로 기억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