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놈은 1812년 네덜란드의 디트리히 니콜라우스 빈켈에 의해 발명되었지만.... 아. 몰라. 뭐 그렇다고 합니다. 나무위키가 저보다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것 같네요. 죄송~
ㆍ연습을 하다 보면 수월한 곳에서는 나도 모르게 속도가 빨라지고 어려운 부분에서는 절뚝거리다가 박자를 놓치고 미스터치를 남발하는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여기 저 말고 누가 있나요? 급한 마음에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아직 숙달되지 않은데도 속도부터 올리고 보니 이 모양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일이 있으면 어딘가에 잠시 넣어두질 못하고 순간순간 되뇌기를 반복하는 그 마음이 연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날 뿐이네요.
속도가 빠른 곡을 다루는 방법은 느린 속도에서 시작하여 미스 터치 없이, 그리고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흔들리지 않고 평온한 마음으로 연주를 마칠 수 있을 때 그 템포에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속도를 조금 높여 다시 시도하기를 반복하는 것이구요. 짝짝짝~. 시험문제 답안지로는 100점입니다. 연주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은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걸 머릿속으로는 이리도 잘 아는데 실상은 내가 마음속으로 맞춰 둔 처음 속도로 불과 몇 마디 가지 못하고 흔들리고 무너지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모습을 쉽게 본다. 결국 엄한 선생님의 지도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엄한 선생님. 여기 메트로놈이 있습니다. 메트로놈 연습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연습에 특별한 팁도 없다. 시키는 데로 따라 하는 게 전부일뿐이다. 메트로놈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한 최소한의 집중력이 필요하긴 하고 그 소리가 마치 '레드 썬' 최면을 거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기도 하는 매력마저 있다. (나 벌써 최면에 걸린 상태인 건가??) 메트로놈에 착실하게 따르다보면 그간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연주했던 구간은 좀 더 섬세하게 터치할 시간을 주고, 반대로 느리게 연주했던 구간은 정확한 박자를 살아나게 하여 흐름을 매끄럽게 잡아주기도 한다.
아마추어의 연주 중 가장 듣기 어려운 건 미스터치가 아니라 들쭉날쭉한 템포라고 어느 피아노 지도자가 하신 얘기가 생각난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분간해 내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마음속의 메트로놈을 갖기 위해 당분간 이 녀석을 좀 가까이해 보련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속도 정복을 위해서!
이놈이 메트로놈이다. 직관적이고 재빠르게 설정을 바꿀 수 있기에 디지털피아노에 내장된 것보다, 휴대폰 어플보다 더 쉽게 손이 간다. 훌륭한 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