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6년 작곡한 곡으로 왈츠 리듬보다는 마주르카 리듬에 가깝다. 춤곡인 왈츠라는 이름과 대조적으로 흥겨움은 찾기 어렵고 조금 내리누르는 서정적이고 담담한 분위기 감싸고 있다. 두 번째 테마로 들어가 발랄한 분위기가 살아나긴 하지만 어쩐지 튀는 소리 나지 않을 만큼 조심스럽게 뛰어다녀야 할 것 같다. C# minor의 조성이 그런 분위기를 압도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C# minor는 나의 정서를 꿰뚫고 있음이 분명하다.
곡의 구성은 A-B-C-B-A-B 구성이며 4분의 3박자, 총 193마디로 이뤄져 있다. A와 C 주제는 C sharp minor로, B 주제는 D flat major의 조성을 갖고 있다. 여태껏 여러 곡의 C sharp minor 곡을 연습해 왔으면 같은 조성의 곡을 초견할 때 조금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오산인 듯하다. Double flat 등을 헤아리다 보면 여전히 건반 위에서 허우적거리는 손가락을 마주하게 된다. 게다가 즐겨 치기 시작한 베토벤 비창은 플랫이 네 개인 A flat major 곡이니 같은 음을 비창에서는 한 음 내리고 왈츠에서는 한 음 올려야 하다 보니 순간순간 손 끝에서 갈팡질팡함을 느끼곤 한다. 차차 익숙해지겠지. 익숙해지는 맛에 연습한다.
다행스러운 건 곡 구성에서 보듯이 A, B, C 주제만 연습하면 곡 전체가 완성된다. 나머지는 반복이니까. 그리고 또 각 주제도 속을 들여다보면 반복되는 부분들이 많기에 실제 연습해야 하는 패시지는 또 2/3 정도로 줄어든다. 몇몇 패시지의 집중적인 연습으로 곡 전체를 다룰 수 있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초보자들에게 가성비 좋은 곡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인기 있는 곡이지 않은가?
도입부, Theme A
Theme B의 도입부는 곡 전체에서 총 6번 반복된다. Piu mosso (보다 빠르게) 속도인데 여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어보면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지나치게 빠르면 발랄하고 즐거운 느낌보다는 마음이 급해진다. 속도는 취향이니 자기만의 속도를 찾아 그 목표로 차근차근 나가야 할 것이다. Theme B.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초견으로 분위기와 어려운 점을 확인하였을 텐데 첫인상이 꽤 당황스러웠던 C 주제가 기다리고 있다.
Theme C. 초보자로서 초견으로 파악하기 난감했던 부분이다. 처음 읽고 나서 느낀 당황스러움은 오래 기억에 남아있고 앞으로의 피아노 공부에도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겉보기만큼 쉬운 건 없다는 것이다. 곡을 들을 때는 어렵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악보를 봐도 그랬다. 그래서 초보인 것이다. 이 부분이 깔끔하게 소화되지 않으면 그 불안정한 기운은 곡이 끝날 때까지 내내 따라다니게 된다. 플랫과 제자리표를 정확하게 읽고 터치하게 위해서 때로는 손목을 비틀기도 한다.손가락이 꼬이지 않으려면 손가락 번호를 지키는 것도 유념해야 할 포인트다. 이런 주의사항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고 미스터치가 나면 전체 흐름과선율이 들리지 않아 흥이 떨어지곤 하는데 마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외국인들에 둘러싸인 기분인 것이다. 악보를 보면서 특히 붙임줄에 유의해서 반복해서 들어보고 귀로도 익혀야 할 부분이다.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