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은 쉽게 나오고, 책임은 늦게 돌아오는 요즘

투덜이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자

by 로니부

푹푹찌는 요즘


휴직 중인 회사에서는 여전히 연락이 온다.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내라고.

그리고 여러 증빙서류들을 내라고.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쉽게 뗄 수 있지만

‘지방세 세목별 과세 증명서’는 까다롭고

전국 단위로 떼어보려면

꼭 동사무소를 방문해야한다.

그것도 내 것뿐 아니라

배우자, 아들 것까지 모두 필요하다.


마음먹고 방문한 첫날

동사무소에 가서 내 것을 떼고

아내 것도 떼어 달라고 하니

배우자 신분증을 가져오라고 했다.


다음번엔 배우자 신분증을 챙겨서 갔더니

이번엔 도장을 가져오란다.

한참 더운 날, 땀 흘리며 헛걸음한 뒤

나는 짜증이 치밀었다.


괜히 반기마다 이런 귀찮은 서류를

요구하는 회사에게 짜증이 났고

융통성 없는 동사무소에 심통이 났다.


세번째 방문때는

신분증도 도장도 꼼꼼히 챙겨서 다시 갔고

절차는 순조롭게 끝났다.

그리고 필요한 서류를 무사히 발급받고

우체국에서 등기까지 제때 부쳤다.


차분히 돌아보니

규정이 번거롭고 과정이 복잡한 건 맞지만

사전에 필요한 걸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대충 들은 기억으로만 움직였던 건 나였다.


두번 세번 발걸음 하며 허탕친게 짜증이 나니까,

절차 상의 융통성만 탓했나 보다.

규정과 절차를 비난했지만 내 준비 부족은 간과했다.


난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규정과 절차를 탓하는 편협한 시각에 갇혀 있었다.

무더운 여름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인내력이 한없이 쪼그라든다.


불만이 먼저 나오면,

내 잘못이 뭔지 돌아보고

화를 억제하는 감각도 무뎌진다.


‘귀찮음’이 ‘태도’로 번지지 않게.

‘짜증’이 ‘성격’이 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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