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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매일 깨끗이하고 싶다면, 집을 부동산에 내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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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와
May 22. 2024
4년간 살았던 아파트를 부동산에 내놓았다.
더 이상 이사를 미룰 수 없기도 했고, 곧 나올 둘째를 위해서 30평대로 이사를 가기로 한 것.
이사를 갈 집은 이미 정해져있는데 아직 우리집은 나가지 않은 상황.
집을 잘 팔리기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부동산에서 언제 어떤 때에 연락이 오든 깔끔한 집 상태를 유지하는 것.
집안 청소하고는 담을 쌓고, 항상 '청소'만은 가장 뒷전으로 미루던 내가 이제는 집을 '팔기 위해' 부동산 사장님의 전화기가 울리기 전에 청소를 미리 해 둔다.
예전에는 항상 청소는 남편이 퇴근하기 직전 혹은 아이를 하원시키러 가기 전에 얼른 마무리하는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주방과 베란다, 거실, 안방 등을 최적의 상태로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곳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나는 안다. 이 24평 집이 팔리려면 가장 '넓어 보이는 것'만이 답이라는 것을.
내가 이 집을 매수할 때 가장 휘둘렸던 부분이 바로 '넓어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이 집을 샀을 때는 세입자가 빠져서 이미 빈집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집을 둘러볼 때 봤던 생활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같은 단지의 다른 집들을 봤을 때는 무언가 생활의 짐들이 빼곡히 차 있어서 답답해 보였던 집이 '빈집' 상태가 되자 너무나도 크고 넓어보였다. (착시 현상이다!! 이것아!!!)
그렇기 때문에 나 또한 이 집을 팔기 위해선 '최선'의 상태로 넓어보여야 한다.
평소 같았으면 아이를 등원시키고 느긋하게 아침을 먹거나 빈둥거렸을 텐데 이제는 집안 곳곳을 가장 말끔한 상태로 해둔다. 숨길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숨기고 조금이라도 지저분해 보이거나 눈에 거슬리는 물건들은 서랍이나 옷장 안으로 밀어넣는다.
내가 외출한 사이에도 부동산 사장님이 "OO씨 ~ 집 보러 가도 돼요?"라고 연락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없는
빈
집인 상태더라도 청결해야 한다.
사장님의 전화가 걸려오면 집안이 통풍이 잘 되도록 양쪽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우리집의 유일한 장점인 탁 트인 뷰를 자랑하기 위해
암막
커튼은 물론 샤랄라 커튼마저 싹 다 걷는다.
이렇게 '집을 팔기 위해' 깔끔히 청소를 해두는 매일매일의 습관이 더해지면 앞으로 나도
깔끔주부의 반열에 들 수 있으려나?
무슨 일을 하던간에 집안청소부터 먼저 시작하고 다른 걸 하는 게 일반적인 주부의 일상일텐데, 부동산에 집을 내놓고서야 집안 청소를 가장 먼저 하는 버릇이 생기다니.
제발 집이 팔리고나서도 이 습관이 계속 나의 루틴으로 자리잡길.
이것이 아이 있는 집의 최선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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